식도락 - 강북

[경리단] 남산케미스트리 - 경리단길을 외로이 지키는 수제 맥주 맛집

담구 2024. 1.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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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영광은 이제 찾아볼 수 없는 경리단길.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곳으로 이름을 떨치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준주거지역이 되었고, 예전의 맛집들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경리단길에서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제 맥주 펍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남산 케미스트리다. 이곳은 내가 대학생이던 시절부터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또 보니 반가워서 무심결에 다시 찾은 곳이다.

 

점심 시간에 방문을 했는데 고객이 거의 없었다. 정말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예전에는 낮, 밤 가릴 거 없이 경리단길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커피를 마시는 소수의 고객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헤게모니가 넘어간 지금 경리단길이 다시 살아날 방법은 요원한 것 같다.

 

메뉴. 수제 맥주로 유명한 곳 답게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칵테일과 커피 등도 판매하며 안주, 식사를 할만한 음식도 함께 판매를 하고 있었다. 나와 짝꿍은 점심을 먹고 방문을 했기 때문에 가볍게 맥주만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여유를 즐길 곳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여기서 여유를 즐기게 되다니.

 

짝꿍이 주문한 남산 케미스트리 IPA와 내가 주문한 미스터리 크래프트 필스너. 짝꿍이 주문한 남산 케미스트리 IPA는 묵직하면서 쌉쌀한 맛이 인상 깊었고, 내가 주문한 미스터리 크래프트 필스너는 카스와 비슷한 맛이었다. 미스터리 크래프트 필스너는 굳이 주문해서 마시지 않아도 되는 맛이라는 뜻이다. 남산 케미스트리의 수제 맥주는 그 수준이 굉장히 높은데 내가 선택을 잘못했다.

 

한 잔만 마시고 가기 아쉬워서 짝꿍은 예거 밤을, 나는 진토닉을 주문했다. 한 잔에 7,000원이었는데 그 값을 하는 맛이었다. 역시 칵테일은 바에 가서 마시는 것이 만족스러운 법이다. 예전의 향수를 느끼며 찾아갔지만 아쉬움과 헛헛함을 느끼며 떠난 남산 케미스트리. 경리단길에서 수준 높은 수제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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