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남대문] 희락갈치 - 갈치조림 골목의 원조 식당 맛집

담구 2024. 1.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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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이랑 하하호호 재미나게 놀다가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했다. 남대문에 있는 연길반점에 가서 어향가지를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헤비할 것 같다는 짝꿍의 의견을 듣고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에 가서 갈치조림과 고등어 구이를 먹기로 했다. 지난 번에 가지 못했던 중앙 갈치 식당을 가려다가 갈치조림 골목 원조 식당으로 통하는 희락갈치로 가기로 했다.

 

원조 식당이어서 그런지 유독 희락갈치만 대기줄이 있었다. 어차피 맛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대기를 하기 싫어 다른 곳을 갈까 했는데 짝꿍이 좀 기다리더라도 희락갈치에서 밥을 먹자고 한다. 그렇다면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나의 도리이지. 가게 밖에서는 계속해서 생선을 굽고 갈치 조림을 만들고 있었다. 위생이 그리 좋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내부는 만석이어서 최대한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게 사진을 찍었지만, 그대로 어쩔 수 없이 몇 명의 사람들이 나오고 말았네. 다들 갈치 조림과 함께 고등어 구이를 먹거나 모둠 구이를 먹고 있었다. 모둠 구이는 생선 수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가자미, 꽁치, 조기 구이의 구성으로 나온다고 했다. 잘 몰랐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희락갈치에서 오찬 간담회를 했다고 한다.

 

메뉴. 갈치 조림, 고등어 조림, 모둠 생선 구이, 고등어 구이, 코다리 양념구이, 삼치 구이와 청국장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에 호남식당을 방문했을 때보다 2천원이 올랐다. 희락갈치만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갈치 조림 골목 전체가 가격을 올렸다. 담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아직 주류 가격이 4,000원인 것에 위안을 삼았다. 나와 짝꿍은 갈치 조림과 고등어 구이를 주문했다. 희락갈치의 장점은 1인분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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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찬으로 나오는 김치, 어묵 볶음, 부추 무침과 김. 김은 구운 김이 아닌 생김이 나온다. 희락갈치에는 셀프 바가 없어서 반찬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경우 직원에게 요청을 하면 된다. 불편하거나 거부감 없이 빠르게 반찬을 더 제공한다.

 

계란찜. 호남식당의 계란찜이 포슬포슬하게 만든 계란찜이라면, 희락갈치의 계란찜은 조금 투박한 것이 특징이다. 호남식당에 비해 파, 당근 등의 고명을 풍부하게 올렸다. 처음은 무료로 제공하지만 리필이 불가하고 2,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갈치 조림과 고등어 구이가 맛있기 때문에 굳이 리필을 할 필요는 없다.

 

갈치 튀김. 호남식당의 갈치 튀김에 비해서 바삭하지 않고 많이 눅눅했다. 회전율을 고려하면 희락갈치의 갈치 튀김이 더 바삭해야 맞을 것 같은데. 잔 가시가 바삭하게 튀겨지지 않아서 가시를 잘 발라서 먹었다.

 

고등어 구이. 생선 구이 중에서 내가 가장 정말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이 고등어 구이와 더불어 꽁치 구이도 좋아한다. 등 푸른 생선 계열의 생선 구이는 구웠을 때 고소하고 기름진 것이 특징이다. 희락갈치의 고등어 구이는 씨알이 조금 작긴 했지만 겉은 굉장히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 만족스러웠다. 고등어 구이 자체에 간도 적절하게 되어 있어서 굳이 간장을 찍어 먹지 않아도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갈치 조림. 1인분이라 양이 적어 보이긴 하지만 큼지막한 무 두 조각과 갈치 조림 네 조각이 들어있다. 두 명이 먹기에도 모자람이 없는 양이다. 역시 갈치 조림과 고등어 구이를 주문한 것이 정답이었다. 호남식당과 비교할 경우 좀 더 많이 조려서 색이 진하고 매운 향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많이 맵진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다.

 

앞 접시에 덜어서 야무지게 먹도록 한다. 양념이 잘 스며든 무와 함께 갈치를 먹어야지. 일단 무를 먼저 먹어본다. 칼칼하지만 많이 맵지 않다. 걱정했던 것만큼 맵지 않아 다행이다. 호남식당처럼 고추장 맛이 나는 갈치 조림인데 뒷맛은 살짝 다르다. 호남식당의 갈치조림 뒷맛은 달달한 맛이 느껴졌는데 희락갈치의 조림에서는 그런 달달한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밥 도둑은 밥과 함께 먹어야 제 맛이지. 뼈와 살을 잘 분리한 갈치 조림과 함께 무도 올려서 먹는다. 역시 밥과 함께 먹어야 더 맛이 좋다. 밥은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두 공기 먹고 싶었지만 건강을 위해 꾹 참았다. 남대문 갈치 조림 골목의 원조 식당, 희락갈치. 어딜 가더라도 맛은 대동소이하지만 원조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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