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 더워지니 냉면이 생각난다. 냉면은 계절 불문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지만 역시 여름에 먹어야 그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짝꿍과 냉면을 먹기 위해 을지면옥을 갈까 했는데 짝꿍이 을지면옥이 아닌 남포면옥에 가서 냉면을 먹자고 한다. 그렇다면 남포면옥으로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그래서 바로 남포면옥 오픈 시간에 맞춰 후다닥 달려갔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는데 이미 많은 고객들이 입장을 하고 있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입장을 했는데 제법 많은 수의 좌석이 예약석이었다. 우리가 자리에 앉은 후 몇 분이 지나자 바로 만석이 되는 위엄을 보여줬다. 역시 여름의 냉면은 그 어느 음식보다 인기가 많은 음식임에 틀림없다. 여름에 먹어야 더욱 맛있는 냉면. 이번 여름에는 작년보다 성실히 더 많이 먹도록 해야지.
매장 한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현 대통령의 방명록이 붙어 있었다. 몇 년 전에 어맹뿌를 본 이후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명록은 나도 모르게 계속 어맹뿌로 읽곤 한다. 그 밖에 많은 기업인, 연예인과 정치인들의 방명록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무절임과 동치미. 남포면옥의 동치미는 평범한 맛의 동치미이지만, 무절임은 굉장히 맛이 뛰어나다. 무절임을 잘못 보관하거나 고객 회전이 느린 경우 무절임이 아삭하지 않고 물러진 것을 간혹 맛볼 수 있는데, 남포면옥의 무절임은 그런 물러진 식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아름다운 남포면옥 냉면의 모습. 고명으로 무절임, 수육, 오이, 배와 삶은 계란이 들어있다. 삶은 계란의 담음새가 썩 좋지 못해서 사진을 찍은 후 빠르게 먹었다. 계란 노른자가 육수에 퍼질 경우 맛이 좀 흐려지는 경향이 있어서, 냉면을 먹을 때면 계란을 빠르게 먹는 편이다.
면을 풀기 전에 육수를 신중하게 음미했다. 다른 곳에 비해 풍미가 연하고 살짝 과일 향이 난다. 하지만 면과 고명을 잘 풀은 후 다시 맛을 보면 육향이 물씬 풍기는 냉면으로 탈바꿈 한다. 수육은 양지를 사용하는데 총 세 점이 올라가 있다. 요새는 두 점을 주는 곳이 많은데 이렇게 세 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반갑기 그지 없다.
수육과 냉면을 함께 냠냠. 난 면치기를 싫어하는 편이라서 냉면을 끊어 먹는 스타일이다. 수육과 면이 굉장히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남포면옥의 면은 쫀득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잘 끊기는데 이게 남포면옥의 스타일이자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면 자체에서도 진한 맛이 나서 굉장히 만족스럽다.
수육을 다 먹은 후 면만 맛있게 냠냠. 수육이 없어도 충분히 맛있는 냉면이다. 먹으면 먹을수록 진한 육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비싼 가격이지만 합당하게 비싼 맛이다. 짝꿍과 맛있게 즐긴 남포면옥 냉면. 을지로 입구에서 맛있고 중독성 깊은 평양냉면을 즐기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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