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과도 같은 학군단 동기 녀석과 함께 구디에 있는 대두족발에 가서 튀김족발을 먹으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휴무인 날이었다. 오, 이런 맙소사. 굉장히 가슴이 시리고 서럽고 서운한 복잡한 감정이 샘솟았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구디에 새롭게 문을 연 만족오향족발로 발걸음을 돌렸다. 구디에는 몇 년 전까지 만족오향족발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서 굉장히 아쉬워 했던 적이 있다. 그런 만족오향족발이 구디에 새롭게 문을 열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고 발걸음이 몹시 가벼웠다.
막 문을 열었을 때라 고객이 없었다. 이내 6시가 다 되어가자 고객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제법 많은 자리가 찼다. 나와 동기는 오향족발과 불족발이 함께 나오는 반반 족발과 함께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만족오향족발이라면 어디나 똑같은 기본 반찬. 풍성하게 나오는 양배추는 마늘 소스에 듬뿍 넣어 족발과 함께 먹으면 맛이 참 좋다.
역시나 나오는 떡만둣국. 엄청나게 맛있는 것이라 할 수는 없지만 소주를 마실 때 꼭 필요한 요리라 할 수 있다. 국물 요리가 없으면 괜히 서운하고 아쉽다.
이내 나온 오향족발과 불족발. 참으로 아름다운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난 매운 음식을 잘 먹는 편이 아니어서 불족발을 굉장히 싫어하고 피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매운 음식이 점점 좋아지더니 이제는 가끔 찾아서 먹는 정도까지 되었다.
고기를 먹을 때 항공샷도 빠질 수 없지. 항공샷은 고기 사진을 찍을 때 제일 아름답다. 자, 이제 신성한 의식을 마쳤으니 먹어보도록 하자.
만족오향족발의 족발은 간이 상당히 강하다. 이 강한 향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서울 최고의 족발이라 평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쌈장, 마늘이나 양배추 등을 곁들여서 먹어도 좋지만 그냥 먹어도 부족함이 없는 맛이다. 강한 맛에 입이 좀 지겨워 지는 것을 느낄 때라면 함께 나온 마늘 소스를 살짝 찍어 먹으면 맛이 좋다. 만족오향족발은 중 사이즈의 경우 뒷다리를 사용하고 대 사이즈의 경우 앞다리를 사용하는데 워낙 부드러워서 뒷다리도 앞다리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가 있다. 살코기 역시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러워 질기지 않다.
불족발도 맛있게 냠냠. 아, 역시 맵다. 그러나 맛있게 맵다. 이 맛에 한 번 길들여지게 되면 계속 찾게 된다. 불족발이 많이 매울 경우 불족발과 함께 오향족발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향족발의 강하고 진한 맛이 불족발의 매운 맛을 상쇄해줘서 비교적 맵지 않게 편히 먹을 수 있다.
거나하게 마신 후 취해서 시킨 주먹밥. 내가 탄수화물을 주문했다면 취한 것이다. 주먹밥은 재료가 한 번에 나오고 셀프로 만들면 된다. 모양과 사이즈는 개의치 않고 열심히 만들었다. 비록 볼품 없는 모습이었지만 맛은 나름 괜찮았다. 시청역에 가지도 않아도 이제 구디에서도 손 쉽게 찾아 즐길 수 있는 만족오향족발. 구디에서 대두족발과 함께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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