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기들과 신년회를 했다. 보통 1월 초에 하는데 올해는 좀 늦었구나. 20대, 30대 초반에는 시간 맞추기가 쉬웠는데 이제는 다 같이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어쨌든 시간을 맞췄으니 즐겁게 만나서 하하호호 놀아야지. 다들 동서남북 떨어져 살기 때문에 만나기 가장 만만한 사당역으로 장소를 잡았다. 예전에는 자주 갔는데 요새는 통 가지 못했던 남궁야를 가기로 했지.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고객들이 엄청 많았다. 코로나 엔데믹이 된 후 장사가 잘 됐는지 지하까지 가게 확장을 했다. 우리는 예약을 했는데도 먼저 예약한 고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지하로 자리를 안내 받았지. 지하도 이미 우리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가 전부 만석이어서 1층 자리만 살짝 사진을 찍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오리 한 마리와 전골을 6만원에 먹을 수 있으니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지. 일단 오리 한 마리와 전골을 먹은 후 양이 부족하면 오리무침을 주문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항상 오리백숙을 먹어 보자고 했는데 오리백숙은 이번에도 안 먹었구나.
반찬. 오리고기를 먹을 때 딱 필요한 것들만 나온다. 반찬 맛은 평범한 편인데 유독 갓김치는 엄청 맛있다. 괜히 "갓"이 붙은 게 아닐 정도로 뛰어난 맛을 낸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전병에 오리고기와 함께 넣어 먹어도 맛있다. 이런 훌륭한 안주들로 오기고기가 나오기 전부터 소주 한 병을 클리어했지.
언제 봐도 아름다운 오리고기의 모습. 비단 오리고기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고기는 전부 아름답다. 눈으로 볼 때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은 후 나중에 감상하면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을 내는 법이지. 동기 녀석들이 오래 기다리면 짜증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빠르게 사진을 찍은 후 하하호호 즐기기로 했다.
전병에 오리고기, 파와 무순 등을 넣어 쌈을 만들어서 먹으면 된다. 먹는 것에는 정도가 없기 때문에 본인 취향에 먹어도 좋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난 갓김치와 가장 많이 먹었지. 갓김치의 맛이 오리고기의 느끼한 맛을 참 잘 잡아준다. 예전에는 갓김치의 알싸한 맛을 싫어해서 잘 먹지 않았는데 이젠 없어서 못 먹게 되었다.
한 판을 거의 다 먹고 있으면 타이밍 좋게 나머지도 가져다준다. 오리다리, 날개와 가슴살의 구성이다. 4명이 방문을 했기 때문에 다리와 날개를 사이 좋게 나눠 먹었지. 편으로 썰어 나온 오리고기도 맛있지만 이렇게 통으로 뜯어 먹는 오리고기 역시 맛이 참 좋다.
오리전골로 마무리. 인원이 많기 때문에 수제비와 칼국수를 사리로 추가했다. 고소하면서도 은은하게 매운 맛이 나는 이 오리전골은 훌륭한 술안주이기도 하지만 또 해장이 되는 아주 좋은 국물 요리라고 할 수 있다. 육수는 계속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은한 불로 계속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음 역시 언제 먹어도 맛이 좋구나.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1차부터 거하게 먹었다. 이날 3차까지 가는 바람에 다음 날 참 힘들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동기들을 다 같이 보니 좋았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오리 요리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남궁야. 사당역에서 모임이나 회식을 할 때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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