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장흥식당 -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의 고수

예전에는 의정부 출장을 자주 갔는데 요새는 부천, 음성, 오송 등 다른 곳 출장을 많이 간다. 어릴 때는 지방 출장을 가면 참 좋았는데, 요새는 나이가 들고 체력이 떨어져서 출장 복귀 후에 상당히 피곤함을 느낀다. 출장을 가서 일만 하고 오면 체력이 금방 소진 되기 때문에 가급적 그 지역 맛집에 들려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의정부에 갔을 때는 오랜만에 부대찌개를 먹기로 했다. 지난 번에 방문했던 경원식당에 갈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다른 곳을 가기로 결정하고 방문한 장흥식당. 의정부식 부대찌개는 오뎅식당이 원조로 꼽는데, 오뎅식당은 내 입에 맞지 않아 잘 찾아 가는 편은 아니다.

 

점심 시간에 맞춰 방문을 했는데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고객이 있었다. 그래서 내부 사진은 찍지 못하고 메뉴 사진만 간단하게 찍었다. 지난 번 방문했던 경원식당보다 더 많은 고객이 있었다. 부대찌개는 크게 의정부식 부대찌개와 송탄식 부대찌개로 나눈다. 파주식 부대찌개와 군산식 부대찌개도 있지만 메이저급은 아니고 로컬 음식으로 분류한다. 의정부식 부대찌개와 송탄식 부대찌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육수와 치즈의 차이이다. 송탄식 부대찌개가 의정부식 부대찌개에 비해 좀 더 진하고 느끼한 맛이 강하다. 의정부식 부대찌개가 원조 부대찌개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요새는 송탄식 부대찌개를 취급하는 곳도 많다. 어디가 원조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고 본인 입맛에 맞는 부대찌개가 제일 중요한 법이다.

 

두 명이 방문을 했기 때문에 부대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예전 같았으면 모둠 사리나 베이컨 사리를 추가하고 배 부르게 냠냠 맛있게 잘 즐겼겠지만 요새는 그렇게 먹으면 하루 종일 배가 부르기 때문에 기본 2인분에 라면사리만 추가 주문했다. 부대찌개를 주문하면 어묵 볶음, 감자 조림, 동치미와 김치를 반찬으로 제공한다. 밥은 부대찌개 전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접 밥이 제공된다. 대접 밥은 부대찌개를 밥 위에 바로 말아 먹기에 상당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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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습의 부대찌개. 당면, 파, 프레스 햄, 두부, 민찌, 김치, 소시지와 라면사리가 들어 있다. 의정부식 부대찍는 송탄식 부대찌개에 비해 육수가 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송탄식 부대찌개에 비해 맑고 가볍다는 뜻이지, 그 맛이 절대 가볍지는 않다. 들어간 재료를 보면 절대 가벼울 수 없는 맛이다. 나왔을 때 바로 먹으면 맛이 덜 우러나기 때문에 한소끔 열히 끓여준 후 맛있게 먹는 것이 좋다. 끓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지만 이 시간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다.

 

짠. 맛있게 끓은 부대찌개의 모습. 역시 끓이고 보니 육수의 색이 더욱 진하고 아름다워졌다. 이렇게 기름기 둥둥 뜬 육수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행복하기 그지 없다. 이게 다 살로 가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먹고 살기 위해 일을 것이니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더 열심히 살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앞접시에 덜어서 맛있게 먹어 보도록 하자.

 

사진을 찍기 위해서 최대한 정성껏 담았다. 사진을 찍은 후에는 당연히 대접에 넣어서 먹었지. 먼저 국물 맛을 봤는데 그 맛이 상당히 깊고 진하다. 경원식당에 비해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경원식당의 부대찌개가 조금 칼칼한 편이었다면, 장흥식당의 부대찌개는 칼칼한 맛은 조금 덜 하다.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재료는 어디를 방문하더라도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재료의 맛보다는 육수의 맛에서 가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장흥식당은 경원식당에 비해 매운 맛을 싫어하고 진한 맛을 좋아하는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면이 많아 보였다. 프레스 햄이나 소시지의 맛은 그냥 평범한 프레스 햄과 소시지 맛이었다. 의정부 부대찌개는 각 가게마다의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어디가 더욱 맛있는 곳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진하고 깊은 육수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장흥식당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