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응암] 접시고기 - 제주 돼지 특수 부위 전문점

담구 2023. 5. 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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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돼지의 특수 부위를 판매한다는 접시고기. 난 고기 중에서 양고기와 돼지고기를 특히 좋아한다. 소고기와 닭고기도 맛있긴 하지만 양고기 특유의 풍미와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과 눅진함은 소고기와 닭고기는 따라가지 못한다. 그런 내가 제주 돼지 특수 부위를 판매하는 곳을 가지 않을 수 없지.

 

내부는 상당히 넓고 쾌적한 편이다. 좌석간 거리가 좁은 것이 살짝 흠이긴 하지만 테이블이 넓어서 옆자리에 앉은 고객과 부딪힐 염려는 없어 보였다. 퇴근 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퇴근 후에는 좌석의 80% 이상이 차는 것 같다. 응암역 부근에서 고기를 많이 먹어본 적이 없는데, 이곳도 나름 맛집이 많은 것 같다.

 

메뉴. 모둠으로 나오는 접시고기와 더불어 다양한 부위를 단품으로 주문을 할 수 있다. 이런 특수 부위는 예전에는 한 번에 팔리던 부위였는데 이젠 가격을 높이기 위해 세밀하게 분류한 후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순두부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주먹밥, 국물비빔쫄면, 가락우동과 계란찜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부위를 먹기 위해서 접시고기를 주문했다.

 

부위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되어 있다. 쫄깃살은 뽈살과 항정살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진 부위이고, 꼬들살은 뒷목살 부위, 항정살은 이제는 익숙한 부위, 돼지차돌은 머릿고기 부위, 사잇살은 등쪽 특수 부위라고 한다. 이런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적혀 있기에 한 번 가볍게 읽어봤다.

 

처음에 상추, 마늘, 고추, 양파, 김치, 쌈장, 참기름과 소금이 제공된 후 부족한 것이 있으면 셀프 바를 이용해서 취향에 따라 원하는 것만 먹을 수 있다. 요새는 인건비 문제로 인해서 셀프 바를 늘리는 곳이 많아졌다. 난 마늘과 양파를 좋아하기 때문에 마늘과 양파를 추가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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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고기를 주문하면 기본으로 제공하는 된장찌개. 된장의 맛이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이 된장찌개에 밥 말아서 된장 술밥처럼 먹고 싶었지만 같이 간 지인이 그냥 떠먹는 것을 선호한다고 해서 밥을 말지 않고 그냥 떠서 먹었다. 된장찌개의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된장 술밥을 먹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접시고기. 돼지차돌, 꼬들살, 사잇살, 쫄깃살과 하얀살의 구성이다. 고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 했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 무슨 부위를 먼저 구워 먹으면 좋은지 물으니 돼지차돌을 먼저 먹고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 먹으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돼지차돌을 맛있게 구워봐야지.

 

마치 냉삼이나 차돌박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돼지차돌. 그래서 돼지차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 같다. 이런 고기는 불판에 한가득 올린 후 굽는 것이 좋다. 괜히 감질나게 구우면 먹을 때 흐름이 끊기기 마련이고, 흐름이 끊기면 마음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계란찜. 예전에는 이런 계란찜이 기본으로 제공을 하는 곳이 많았지만, 이제는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많이 없다.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지만 급격하게 물가가 인상이 되었으니 또 수긍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접시고기의 계란찜은 계란을 많이 넣고 물을 적게 넣어 그 맛이 상당히 진했다. 값어치를 하는 계란찜이었다.

 

돼지차돌이 구워지는 모습을 올리는 것은 귀찮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돼지차돌이 맛있게 잘 익었으니 맛있게 한 번 먹어야지. 상추에 돼지차돌을 올린 후 내가 좋아하는 파채로 마무리해서 함께 먹었다. 돼지차돌은 쫄깃함과 부드러운 식감을 함께 가지고 있다. 지방이 많아서 눅진한 맛이 나는 것 역시 특징이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불호에 가깝겠지만 나에게는 극호로 다가왔다.

 

계속해서 고기를 굽도록 한다. 전부 올리는 것은 귀찮아서 한 장만 올린다. 접시고기의 고기는 누린내나 잡내가 나지 않고 깔끔하게 돼지고기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돼지고기를 즐길 수 있으니 나도 모르게 연신  신이 났다.

 

후식으로 주문한 돼지 껍데기. 주먹밥을 주문할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과도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은 지양하고 있기 때문에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껍데기를 주문했다. 껍데기는 요새 유행하는 스타일인 두꺼운 껍데기는 아니고 전통적인 껍데기의 모습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껍데기도 맛있게 구워준다. 껍데기에 지방이 적게 붙어 있지만 부족하지 않다. 이제는 지방이 과하게 붙어 있는 것보다 이렇게 적당하게 붙어 있는 편이 더 입에 잘 맞고 소화도 잘 된다. 그렇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되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이다. 흑흑.

 

껍데기는 콩가루를 찍어 먹는 것이 국룰이다. 하지만 난 껍데기 본연의 맛을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이렇게 사진만 찍고 그냥 먹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하다. 껍데기 특유의 고소함을 잘 느낄 수 있다. 아, 역시 껍데기를 후식으로 주문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응암역 부근에서 맛있는 돼지 특수 부위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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