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고기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 어릴 때는 외식을 하거나 미팅 후 저녁 식사가 있을 때는 언제나 고기를 먹곤 했는데 이제는 가끔 해산물을 찾게 된다. 이날도 속이 더부룩함을 느껴서 고기를 먹으면 다음 날 힘들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서담해물에 가서 해산물 요리를 즐기기로 했다.
서담해물은 반지하에 있는데 채광이 좋고 인테리어를 잘 꾸며서 반지하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아 많은 고객을 수용할 수 없을 것 같다. 목재를 사용해서 인테리어를 꾸몄는데 그로 인해 포근한 느낌이 든다. 우리가 들어갈 때는 자리의 2/3 정도가 차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석이 되었다. 가급적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메뉴. 해산물 전문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제철 해산물과 더불어 해산물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요리를 즐기기 위해 우니와 단새우, 주꾸미 통찜과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주꾸미는 전북 군산에서 나오는 주꾸미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군산이 주꾸미로 유명한가보다.
우니와 단새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이미 검증이 끝난 조합이다. 이 조합대로 먹어도 맛있고 하나하나 그냥 즐겨도 맛있다. 우니의 신선도가 상당히 좋았는데 우니 특유의 눅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단새우 역시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은은한 단 맛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우니의 눅진한 맛이 질릴 때는 김과 와사비를 이용해서 맛의 변화를 주면 좋다.
우니와 단새우를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제철 해산물. 개인적으로 우니와 단새우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메뉴다. 회, 소라, 해삼, 멍게, 전복과 돌멍게의 구성이다. 멍게와 돌멍게는 내가 참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 극호의 해산물이다. 멍게보다 전복을 우위로 치지만 나에게는 멍게가 최고의 해산물이다. 같이 간 지인이 멍게 특유의 비릿함과 씁쓸한 맛을 싫어해서 내가 다 먹었다. 오, 이런 맙소사. 참으로 행복한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주꾸미 통찜. 사진으로 표현이 잘 되지 않았지만 주꾸미 사이즈가 상당히 컸다. 하지만 가격이 높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주꾸미는 직원이 와서 해체를 해주는데 주꾸미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움과 탄력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가격을 좀 낮추거나 주꾸미의 개수를 늘리면 더 좋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해물파전. 해물파전에는 오징어가 들어있다. 비주얼은 그리 훌륭하지 않아서 살짝 실망을 했는데, 의외로 오징어, 부추와 파의 비율이 높아서 맛있게 잘 먹었다. 학생 때는 회기역의 두툼한 해물파전을 참 즐겨 먹었는데, 이제는 기름기가 많이 느껴지고 다음 날 더부룩해서 안 찾게 된다. 이런 얇은 스타일의 전통적인 해물파전이 좋다.
뚝배기 전복해물라면. 소주를 마시다 보니 국물 요리가 필요서 주문을 하게 되었다. 전복, 가리비, 새우와 홍합의 구성인데 국물 맛이 기가 막혔다. 이런 해산물을 넣고 끓인 것이니 국물 맛이 뛰어나지 않을 수가 없지. 술을 마실 때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므로 면은 먹지 안고 국물과 해산물만 잘 즐겼다. 상수역에서 맛있는 제철 해산물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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