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공덕] 마포갈매기 - 갈매기살 원조 맛집

담구 2023. 5. 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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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갈매기살. 갈매기살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도 생기고, 웬만한 돼지고기 전문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특수 부위다. 이런 갈매기살을 전국적으로 유행 시킨 곳이 바로 공덕동에 있는 마포갈매기다. 마포갈매기를 시작으로 주변에 많은 갈매기살 전문점이 생기고, 또 갈매기살 골목이 생겼다. 마포갈매기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약 40년 가까이 쭉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퇴근 시간 이후에는 언제나 많은 고객들로 북적이는 마포갈매기. 좌석간 거리가 좁고 돼지고기 굽는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지만, 마포갈매기 특유의 정서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찾아가게 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딱 두 자리를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 모두 고객이 있었다. 마포갈매기는 근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볼 수 있다.

 

메뉴. 두 종류의 갈매기살, 돼지갈비와 껍데기를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고, 사이드 메뉴로 묵사발, 도토리묵과 숙주 비빔밥을 판매하고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격막과 간 사이에 있는 부위인데 돼지고기 특유의 맛이 나지 않고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갈매기살은 잘라서 나오는 것이고, 통갈매기살은 잘리지 않은 커다란 갈매기살이 나온다. 우리는 일단 갈매기살 2인분을 주문했다.

 

반찬. 김치, 파무침, 쌈장과 소스가 나온다. 김치와 파무침은 그냥 먹어도 되고, 계란 크러스트를 만들 때 함께 넣어 먹어도 된다. 고기를 먹을 때 채소를 많이 섭취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런 채소는 최소로 나오는 것이 좋다. 우리는 김치와 파무침을 계란 크러스트에 넣어 먹기로 했다.

 

기본으로 나오는 우거지 된장국. 고기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된장국이지만,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술을 마실 때는 자연스럽게 국물을 찾게 되는데 그때 마시면 참 좋다. 기본으로 주는 양은 적지만 계속해서 리필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마셔도 된다.

 

아름다운 모습의 갈매기살. 갈매기살은 다른 돼지고기에 비해 특유의 냄새가 강하게 나기 때문에 보통 양념을 해서 먹는 편이다. 마포갈매기의 경우 간장과 마늘을 사용해서 연하게 양념을 했다. 갈매기살의 퀄리티가 좋기 때문에 강한 양념을 할 필요 없이 연한 양념을 한 것이다.

 

불판에 갈매기살을 올린 후 파무침과 김치도 넣어준다. 양념이 된 갈매기살은 쉽게 타기 때문에 구울 때 다른 부위에 비해 스킬이 좀 필요하다. 계속해서 뒤적이며 타지 않게 굽는 것이 포인트다. 난 고기 굽는 것을 좋아하고 고기를 잘 굽기 때문에 내가 집도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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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살이 반 정도 구워졌을 때 직원이 와서 김치와 파무침을 놓은 곳에 계란물을 붓는다. 이렇게 익는 계란 크러스트가 이제는 마포갈매기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이런 계란 크러스트를 다른 가게에서도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전국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갈매기살이 먹음직스럽게 잘 익었으니 이제 먹을 차례만 남았다. 함께 제공된 양념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되고, 이렇게 갈매기살 본연의 맛을 즐겨도 좋다. 처음 먹을 때는 아무 소스 없이 그냥 먹었다. 연하게 양념이 된 갈매기살은 조금은 단 맛이 나면서도 담백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잘 익은 계란 크러스트도 냠냠. 계란 크러스트는 흔한 계란찜의 맛이지만 분위기 때문에 더 맛있는 느낌이 든다. 계란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이 계란 크러스트는 리필이 가능하다. 하지만 계란 크러스트를 많이 먹게 될 경우 고기를 적게 먹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균형을 잘 맞춰 먹는 것이 중요하다.

 

시원한 국물이 필요해서 주문한 묵사발. 묵사발의 맛은 지극히 평범하다. 묵사발이 입 안에 있는 느끼함을 없애 주는 역할을 하긴 하지만, 묵사발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후식으로 주문한 돼지 껍데기. 껍데기는 요새 유행하는 벌집 껍데기 같은 스타일이 아니고 전형적인 투박한 모양의 껍데기가 나온다. 어릴 때는 지방이 잔뜩 붙어 있는 벌집 껍데기를 좋아했는데, 이젠 나이가 들고 소화 능력이 떨어져서 이런 전형적인 껍데기를 찾게 된다.

 

껍데기를 굽기 전에 불판을 한 번 갈고 계란 크러스트도 리필을 했다. 이번에는 김치와 파무침을 넣지 않고 그냥 계란의 맛을 즐기기로 했다. 마포갈매기의 껍데기는 양념이 되어 있는 껍데기다. 갈매기살만큼 스킬이 필요하진 않고 그냥 먹기 좋게 구우면 된다.

 

바삭하게 잘 구워진 돼지 껍데기. 껍데기가 3장이 나오기 때문에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자르면 양이 제법 많다. 저렴하지만 확실한 맛을 보장하는 돼지 껍데기는 갈매기살 못지 않은 훌륭한 술 안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맛있게 먹을 차례만 남았다.

 

돼지 껍데기는 정석적으로 콩가루를 찍어 먹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콩가루를 찍어 먹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 된다. 즐겁게 술과 고기를 즐긴 날. 다행스럽게 과음을 하지 않고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술 조절을 하며 즐겁게 마셔야지. 마포, 공덕 부근에서 맛있는 갈매기살을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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