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남

[청담] 무오키 - 명성이 헛되지 않은 파인 다이닝

담구 2025. 3. 26. 09:30
반응형

오랜만에 하는 파인 다이닝 포스팅. 이번에 올릴 곳은 청담동에 위치한 무오키다. 나는 워낙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고기를 먹으러 가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파인 다이닝도 즐길 때가 있는 법이지. 파인 다이닝을 갈 때는 필히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데, 이번에 갈 때는 내가 예약을 하지 않았고 지인이 예약을 했다. 그래서 나는 편안하게 그냥 자리에만 참석하면 됐다.

 

무오키는 블루리본, 미쉐린 가이드 등에 상당히 이름을 올렸다. 개인적으로 딱히 이런 것은 신봉하지 않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진을 찍었다. 내가 좋아하는 고깃집들이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 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지금도 고객이 많아 가기 어려운데, 미쉐린 가이드 같은 것에 등재가 되면 더욱 가기 어려우니 말이다.

 

모오키는 바 테이블과 일반 테이블이 함께 마련 되어 있다. 내가 직접 예약을 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예약을 할 때 선호하는 자리를 말하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일반 테이블로 자리를 안내 받았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의 메뉴. 웰컴 스낵인 타코를 시작으로 구좌 당근과 차로 마무리 되는 구성이다. 지금은 가격이 1만원 올라서 13만원이 아닌 14만원으로 런치를 즐길 수 있다. 이름 있는 파인 다이닝 중에서는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반응형

 

웰컴 푸드인 타코. 오징어 먹물을 사용해서 만든 것 같은 검정색 타코가 나온다. 타코가 예상 외로 느끼하지 않고 산뜻한 맛이 났는데 그래서 웰컴 푸드로 제공하는 것 같다. 식욕을 돋우는 산뜻한 맛이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고 다음 요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참치. 참치는 이렇게 회로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고 찜으로 먹어도 맛있고 튀겨 먹어도 맛있는 참으로 좋은 생선이라 할 수 있다. 언제나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는 녀석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내며 맛을 봤다. 참치의 느끼한 맛을 소스가 잘 잡아줘서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어릴 때는 참치의 기름지고 느끼한 맛을 참 좋아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고 미각이 떨어져서 그런지 예전만큼 먹지 못한다.

 

밤. 무스 형태와 스프 형태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큰 감흥이 없던 코스였다. 밤의 단 맛과 묵직한 맛은 잘 살렸지만 쉽게 질리는 맛이었다.

 

빵. 빵과 버터가 함께 나온다. 탄수화물 섭취를 멀리 하고 있지만 이 정도는 허용 범주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다. 빵을 직접 구워 제공한다고 하는데 빵이 따뜻하고 촉촉해서 먹기 좋았다.

 

생선. 흰 살 생선 껍질 부분은 바삭하게 굽고 속살은 촉촉하게 구웠다. 굽기의 밸런스가 굉장히 좋아서 가장 만족스럽게 즐긴 코스였다. 가니쉬로는 방울양배추와 삶은 상추가 나오는데 가니쉬도 생선과 잘 어울렸다.

 

지인이 생선 대신 주문한 랍스터. 개인적으로 랍스터는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난 생선을 먹었는데 이는 실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인도 내 생선을 한 입 먹어보니 랍스터보다 생선이 더 맛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갑각류는 꽃게가 최고다. 꽃게의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은 그 어떤 갑각류도 따라올 수 없다.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드는 석류 콤부차. 신 맛을 싫어하지만 많이 시지 않았고 상큼하면서 달콤했다. 컵이 상당히 귀여워서 칵테일을 담아도 좋을 거 같다.

 

메인으로 나온 돼지. 돼지 고기 위에 트러플을 올렸다. 한우와 돼지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난 당연히 돼지를 골랐다. 나의 동포이기도 하고 돼지를 소보다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생선 구이에서도 느꼈지만 무오키의 굽기는 정말 예술이다. 껍질은 전혀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 식감을 잘 살렸고, 내부의 속살은 촉촉하면서도 풍미를 고이 잘 간직했다.

 

소르베. 홍시와 단감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신 맛보다 은은한 단 맛이 잘 느껴졌다. 보통 소르베나 디저트는 내가 먹지 않는데 이 소르베는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구좌당근 초콜릿과 스낵. 난 초콜릿을 먹지 않기 때문에 사진만 찍은 후 흔쾌히 지인에게 양보했다. 지인은 이 맛있는 것을 먹지 않는 내가 안타깝고 불쌍하다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래, 너라도 즐겁게 먹으면 좋구나. 전체적으로 수준 높은 코스를 제공하는 무오키. 청담동에서 합리적이고 퀄리티 높은 파인 다이닝을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