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이우시 먹거리 마지막 포스팅이다. 이 다음에는 내가 묵었던 호텔 포스팅을 하고 다시 한국 먹거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우시 먹거리 마지막을 장식할 곳은 중국 강소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江西土菜时鲜名厨. 강소 요리는 강서 요리 또는 장쑤 요리라고 하는데 뭐라 써도 다 괜찮다. 이번 출장 때는 한 지방 요리만 먹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리를 먹어 좋았다.
무슨 송년회를 하는 것처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원형 테이블에 앉아 계속해서 술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런 식당은 당연하게도 담배에 굉장히 관대하기 때문에 다들 담배를 피고 있었다. 우리는 빠르게 홀이 아닌 룸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굉장히 많은 강소 요리들. 난 한자는 조금 알아도 중국어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사진만 한 장 찍었다. 여기서 만들 수 있는 강소 요리가 약 60개가 된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전부 다 먹고 싶었지만 그것은 이룰 수 없는 욕심이었기 때문에 우리를 초대한 협력업체 사장이 알아서 주문을 하기로 했다.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가 눈 앞에 펼쳐지니 참으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바로 볼 수 있으니 참 좋았다. 강소 요리 특징은 호수가 많아 민물고기 요리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민물고기보다 바다 물고기 요리가 많기 때문에 조금은 어색할 수 있다.
우리가 안내 받은 방. 우리는 총 5명이 왔기 때문에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밥을 먹기로 했다. 식탁 위에 해바라기 씨가 있는 것이 참 좋았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는 해바라기 씨. 처음에는 까는 법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도 익숙해지면 씨만 쏙쏙 빼서 먹을 수 있다.
협력업체 사장이 준비한 양매 과실주. 양매는 소귀나무 열매를 뜻하는데 중국 중남부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열매라고 한다. 그 양이 상당해서 도수가 어느 정도 되는지 물으니 약 30도라고 한다. 오, 세상에 맙소사. 일단 죽을 각오를 하고 즐겁게 마시기로 했다.
닭발. 닭발을 짜고 눅진한 소스와 함께 쪄서 만든 요리다. 닭발은 한국에서도 많이 먹기 때문에 별 다른 거부감 없이 먹었다. 소스가 굉장히 진한데 이 소스에 밥을 비벼 먹어도 좋을 거 같았다. 닭발과 함께 들어가는 고추는 상당히 매운데, 눅진한 소스에 맛이 물릴 때 이 고추 하나를 먹으면 입 안이 개운해 진다.
돼지 탕. 돼지 간, 선지와 여러 부위의 고기를 넣어 만든 탕이다. 지난 번에 먹은 돼지 선지도 그렇고 중국 돼지 선지는 굉장히 부드럽고 맛이 좋다. 한국은 돼지 선지보다 소 선지를 많이 먹기 때문에 조금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한 번 먹어보니 그 다음은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돼지 탕 역시 그 맛이 굉장히 진하고 깊었다.
미꾸라지 튀김. 미꾸라지를 한 번 튀긴 후 엄청나게 많은 고추와 마늘을 넣고 볶았다. 미꾸라지는 한국에서도 많이 먹기에 아주 맛있게 잘 먹었지. 미꾸라지 특유의 흙냄새를 잘 없애고 짭짤하게 튀기고 볶았다. 함께 들어 있는 고추가 내 입에는 상당히 매워서 고추는 살살 빼고 마늘과 미꾸라지만 공략했다.
쏘가리 찜. 쏘가리를 진한 소스에 넣고 굉장히 부드럽게 잘 쪄냈다. 쏘가리는 굉장히 고급 어종으로 취급 받는데 이런 쏘가리를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쏘가리 찜 소스는 이곳에서 먹은 것 중에서 가장 진했는데, 보통 이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다고 한다. 아니, 그렇다면 밥을 시켜줬어야죠. 어째서 밥은 주문해주지 않았나요.
계란 마늘쫑 볶음. 가장 무난하고 임팩트가 없었던 요리였다. 맛은 좋았지만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였다. 그래도 주문을 했으니 먹지 않으면 안 되지. 중국에서는 음식을 남기는 것이 예의이지만, 아예 안 먹는 것은 예의에 굉장히 어긋난 것이라고 한다. 난 예의를 잘 아는 멋진 도덕 꾸러기이기 때문에 잘 먹었다.
자차이 볶음. 흔히 말하는 짜사이를 다양한 채소와 함께 볶았다. 이건 단독 요리가 아니라 밥 반찬으로 먹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식당에서 나올 때까지 밥을 구경도 못해봤기 때문에 우린 그냥 요리처럼 먹었다. 밥 반찬이라 그런지 굉장히 짜고 자극적이었다.
돼지고기 무 볶음. 양파라고 생각했는데 무를 양파처럼 자른 후 돼지고기와 함께 볶은 것이다. 양파가 아니라 무라서 그런지 굉장히 시원한 맛이 났고 끊임 없이 들어갔다. 간도 너무 강하지 않고 적당해서 술 안주로 가장 좋은 요리였다.
청경채 볶음. 중국에서 가장 많이 먹는 채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청경채일 것이다. 무협 영화를 보면 이런 청경채 요리가 꼭 하나는 나온다. 마치 내가 영호충이 된 것 같은 생각을 하며 청경채 볶음을 먹고 양매 담금주를 또 마셨지.
차오면. 차오면은 볶음국수를 말하는데 특이하게 쌀을 만든 면을 사용해서 볶았다. 쌀로 만든 면이라 찰기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굉장히 탄력 있고 쫄깃했다. 쌀을 좀 묵힌 후 만들었다고 하는데, 쌀을 묵히면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밥이 없었기 때문에 이 차오면과 자차이 볶음을 함께 먹었지.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위험도 있었지만 난 언제나 정신을 잘 챙기는 멋진 남자이기 때문에 무사히 숙소에 복귀했다. 이우시에서 맛있는 강소 요리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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