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닭 한 마리 골목에 있는 공릉 닭한마리. 본점은 이름과 같이 공릉에 위치해있고 각지에 분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동대문에 있는 곳 역시 분점이다. 바로 옆에 동대문 닭 한 마리 골목에서 가장 유명한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가 있다. 아무래도 지명도나 인기 때문인지 비교적 고객이 많지 않았다. 비교적 많지 않았던 것 뿐이지, 안에 들어갔을 때에는 두 자리를 제외하고 만석이었다.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보다 좋은 것은 좌석 간격이 넓어서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는 좌석 간격이 좁아서 옆에 앉은 테이블과 부비적 거리며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는데 공릉닭한마리는 그런 불편함은 없었다.
가격은 마치 담합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 동일했다.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와 마찬가지로 공릉닭한마리도 한국인보다 외국인 비율이 높았다. 일본어와 중국어가 많이 들리고 단체관광객들도 꽤나 들어오는 것 같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닭근위. 이건 공릉닭한마리만의 특징이라고 한다. 닭근위를 익혀서 연한 간장 소스에 내오는데 간장 소스의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잘 익힌 닭근위 맛만 느껴졌다.
기본 반찬.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에 비해서 김치가 상대적으로 덜 맵고 더 시원했다. 김치는 각 가게마다의 특징이 있는 것 같다.
둘이 갔으니 자동으로 나오는 한 마리. 1인당 반 마리로 책정을 하고 인원 수에 따라 자동적으로 나오는 시스템이다. 이건 닭한마리 골목에 있는 모든 가게가 동일하다. 사장으로 보이는 분이 직접 집도를 해준다. 언제나 느끼지만 가위로 닭을 자르는 것은 참 힘든 일일텐데 무리 없이 서걱서 닭을 자르는 모습은 참 멋지다. 좋은 가위를 쓰는 것 같다.
전체적인 항공샷. 닭이 잘 익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기본 떡이 4개만 들어있다고 해서 떡 사리를 추가로 주문했다.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떡 4개는 너무 인심이 야박하다.
보글보글 잘 끓으면 떡을 건져먹는다. 국물을 먼저 한 모금 마셔봤는데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보다 상당히 담백하다. 이 담백함이 약간은 호불호가 갈릴 맛이다. 감칠맛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아쉽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고 반대로 감칠맛이 적고 담백함이 많아서 만족할만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담백함이 나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김치를 넣는다. 다시 한 번 보글보글 잘 끓인다. 떡을 얼추 먹었으니 이제 닭을 먹을 차례다. 오오, 드디어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이 지났다.
작지 않은 호수의 닭을 사용하는데도 육질이 굉장히 부드러웠다. 닭 가슴살이 뻑뻑하지 않고 육수를 충분히 머금어 소스와 잘 어울린다. 소스를 잘 머금은 양배추도 참 맛있다. 양배추와 닭을 함께 먹을 때도 이질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닭을 얼추 건져 먹으면 죽이나 칼국수 중 하나를 선택해서 후식 혹은 식사 형식으로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죽 대신 칼국수를 선택. 육수를 조금 추가한 후 면이 잘 익을 때까지 기다린다. 아아, 또 인고의 시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을 견디고 또 견디면 맛있는 칼국수를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잘 익은 칼국수. 기성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칼국수 맛은 평이하다.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에 비해 담백함이 더한 공릉닭한마리. 감칠맛을 좋아하면 진옥화할매원조닭한마리를 추천하고 담백함을 좋아한다면 공릉닭한마리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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