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이태원] 초승달 - 정갈한 한식 오마카세

담구 2023. 4.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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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경리단길에 위치한 초승달. 한식 오마카세로 유명한 곳이다. 경리단길은 한국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적인 모범 예시로 꼽히는 곳이다. 대학 다닐 때는 자주 다녔던 곳인데, 점점 상권이 쇠락 하더니 이제는 찬란했던 옛날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다. 그런 곳에서 자리를 잡고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라서 더욱 눈에 들어왔다.

 

내부는 고객들로 꽉 차있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 메뉴를 올린다. 초승달은 한식 오마카세와 더불어서 추가 단품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오마카세는 계절 별에 따라 바뀌는 것 같다. 단품으로는 숙성 사시미, 우미 냉모밀, 통새우 고로케, 후토마키 플레이트, 스페셜 모둠 초밥, 광어, 연어 초밥과 보리 된장 등이 있다.

 

배추와 보리 된장. 베추의 아삭한 맛과 보리 된장의 구수함이 잘 어울린다. 이런 기본적인 샐러드도 훌륭한 술 안주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은 과음을 하지 않기로 하고 적당히 마셨다. 역시 건강 관리를 잘 하는 멋진 나.

 

완도 다시마, 어란, 트러플 버섯을 곁들인 계란찜. 계란찜이 굉장히 부드럽고 눅진한 맛이 난다. 한식이라지만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와 비슷하다. 눅진하지만 헤비하지 않아서 전채로 먹기 딱 좋았다. 여기에 소주 한 잔 있었으면 제대로 즐길 수 있었는데. 소주가 없으니 조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단새우, 아귀간과 김부각, 참치 육회말이, 연어리에뜨, 꾸스꾸스, 레몬, 구운 감태와 충주 사과. 정갈한 모습이 인상 깊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제법 많이 나오니 참으로 흐뭇하기 그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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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참치 육회말이. 백김치를 참치와 함께 말아 만든 것이다. 참치의 기름짐을 백김치가 잘 잡아준다. 이런 조합은 참치 횟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한식 형식으로 새롭게 만드니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사시미. 회는 당연히 선어 회를 사용한다. 회는 계절에 따라 달리 나오기 때문에 지금과는 구성이 달라졌을 것이다. 잘 숙성한 회는 적당한 찰기와 맛을 지니고 있다. 회 한 점에 술 한 잔 마셨는데 하마터면 과음을 할뻔 했다.

 

초밥. 도미, 참치, 전복과 계란이 나온다.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이 아닌데 스시의 퀄리티가 상당히 좋다. 하나하나 맛을 봤는데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고 전부 맛이 좋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전복 초밥. 전복 내장의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함께 느껴졌다. 전복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삶아져서 먹기에 무리가 없었다. 어중이떠중이 같은 곳에서 먹는 전복 초밥과 전혀 다른 맛이 나서 더욱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볏짚 떡갈비. 떡갈비를 볏짚을 사용해서 빠르게 구워냈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이 볏짚 떡갈비는 그저 그랬다. 다른 메뉴에 비해 신선함이 없었다. 맛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고 그저 다른 메뉴에 비해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통새우 버거를 냉모밀로 변경했다. 냉모밀 위에 성게 알이라 불리는 성게 소와 더불어 와사비가 올라가 있다. 성게 알의 맛이 냉모밀의 맛과 잘 어울린다. 메밀 향이 강하진 않지만 그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녹차 티라미수 아이스크림. 사진만 찍은 후 같이 간 지인에게 양보해서 맛을 느끼진 못했다. 같이 간 지인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니 맛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경리단길에서 정갈한 한식 오마카세를 먹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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