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부터 3대째 영업을 하고 있는 안동장. 한국에서 최초로 굴짬뽕을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일반 짬뽕도 맛있지만,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굴이 들어간 굴짬뽕의 맛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냉동 굴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생굴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이렇게 제철에만 먹을 수 있지.
현대적인 모습과 옛날 모습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역사가 오래되고 장소가 장소여서 그런지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고객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노포를 자주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이런 노포에 방문하면 괜히 정겹다.
먼저 굴짬뽕밥과 양장피를 주문했다. 원조 굴짬뽕을 먹지 않을 수 없지. 음식을 주문하니 간단한 기본찬이 나온다. 한국식 중화요리 가게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흔한 반찬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런 노포에서 짜사이가 나오면 괜히 어색하다. 단무지, 양파와 깍두기면 충분하다.
양장피. 굴짬뽕밥보다 양장피가 빠르게 나왔다. 이게 좀 사연이 있는데 주문을 같이 했는데 굴짬뽕밥 주문은 미처 들어가지 않아서 양장피만 나오고 그 후 짬뽕밥이 나왔다. 예전에는 양장피가 참 값어치를 못하는 대표적인 중국 요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주로 찾게 되는 것 중 하나로 바뀌었다. 이 날은 이과두주와 함께 즐겼다. 대학 다닐 때 이과두주를 참 많이 마셨다. 소주보다 저렴한 값으로 빠르게 취할 수 있으니 이과두주만큼 확실하고 성능 좋은 술이 없었다. 그 때는 무슨 맛으로 마시는 지도 몰랐는데 이제 술 맛을 조금씩 알게 되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거부감이나 부담은 없는 편이다. 겨자 소스를 많이 넣을 경우 맵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넣은 후 잘 비빈 후 냠냠. 화력 좋은 웍에서 빠르고 강하게 볶았는지 각각의 재료가 맛을 잘 유지하면서도 조화를 잘 이루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수준급의 양장피를 먹으니 만족만족.
굴짬뽕밥. 굴짬뽕밥은 굴짬뽕보다 500원 비싼데 면이 빠진 대신 채소와 굴 양이 늘어난다고 한다. 면은 쉽게 불기 때문에 술과 함께 즐길 때는 면이 들어간 것보다 밥이 따로 나오는 것이 좋다. 양이 상당하다. 둘이서 술안주로 먹기에도 충분한 양이다. 괜히 친구와 내 것 두 개를 주문했구나. 굴짬뽕이라는 이름답게 굴이 많이 들어있고 채소도 아삭한 맛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짬뽕 국물은 시원하면서 살짝 칼칼하다. 마냥 시원하고 담백한 맛일 거라 예상했는데 기분 좋게 허를 찔리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굴짬뽕에 대한 조예가 그리 깊지 않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굴짬뽕들과 비교를 해보면 한 단계 수준이 높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원조는 괜히 원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탕수육. 가게에서는 볶먹, 집에서는 찍먹. 이건 탕수육을 대하는 기본 덕목이다. 요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덴뿌라를 취급하고 있어서 덴뿌라를 주문할까 살짝 고민을 했지만 친구가 탕수육을 먹고 싶다고 해서 탕수육을 주문했다. 탕수육은 요새 탕수육의 맛이 아닌 어린 시절 먹었던 그런 탕수육의 맛이다. 찹쌀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탕수육. 쫄깃한 식감은 요새 탕수육보다 좀 떨어지지만 탕수육 튀김옷과 소스가 잘 어우러지면 눅눅하지 않고 촉촉한 탕수육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먹고 마시다 보면 정신을 잃지. 그렇게 친구는 정신을 잃고 집으로 돌아갔다. 을지로에서 원조 굴짬뽕과 맛있는 중식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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