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기 중에서 양고기를 가장 좋아한다. 친구 녀석이 이런 나에게 양고기를 참 맛있게 하는 곳이 있다며 한남동으로 가자고 한다. 오, 그렇다면 바로 따라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언제나 이렇게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친구 녀석이 있음에 참으로 마음과 뱃살이 넉넉해진다. 퇴근 후 룰루랄라 한남동 고다이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고다이는 일본어로 "큰 깨달음"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크게 깨달았는지는 내 알 바 아니고 맛만 좋으면 된다.
다찌 형식의 바 테이블로 되어 있는 고다이. 옆 사람과 부딪히진 않을까 조금 걱정했는데 테이블이 넓고 의자 간격이 넉넉하게 되어 있어서 부딪힐 걱정은 덜었다.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 보관함도 있어서 짐을 보관함에 두고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몇 년 연속 블루 리본 식당으로 선정 되었다고 하는데 딱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몇 년인지 까먹었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갔기 때문에 테이블 세팅이 전부 되어 있었다. 고다이는 일본 북해도식 양고기 구이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예열이 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이렇게 불판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 괜히 내 마음이 훈훈해진단 말이지. 고다이는 직원이 고기를 구워주기 때문에 편하게 식사를 하면 된다.
양갈비, 양등심과 양살치살을 주문하고 꾸준히 녹색 채소를 섭취하기 위해 삼색 야채도 주문했다. 짝꿍의 말을 잊지 않고 언제나 이렇게 몸소 채소를 챙기는 멋진 나. 삼색 야채는 아스파라거스, 버섯, 단호박과 마늘이 나온다. 아, 이렇게 전부 한 장에 넣으니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역시 고기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참 좋은 음식이다.
삼색 야채와 양고기를 올린 후 맛있게 굽굽. 양살치살부터 굽기 시작하는데 구울 때 우리에게 순서를 물어보지 않은 것 같다. 담백한 부위를 시작으로 느끼한 부분으로 고기를 굽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에 알아서 잘 구워줬겠지. 오랜만에 친구 녀석과 만나는 것이라 하하호호 담소를 나눠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짠. 맛있게 잘 구워진 양고기, 가지와 아스파라거스. 아스파라거스는 내가 참 좋아하는 녹색 채소인데 구워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다. 가지 역시 내가 참 좋아하지. 내가 좋아하는 고기와 채소들이 이렇게 한 곳에 모여 있으니 먹기도 전에 마음이 꽉 찼다. 먼저 양고기를 소금에 살짝 찍어서 먹었는데 맛이 상당히 좋다. 풍부하게 육즙을 잘 머금은 양고기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올라온다. 아아, 역시 이 맛에 양고기를 먹는 거지. 다른 부위 역시 참 맛있게 먹었다.
생 명란구이도 주문했다. 예전에는 명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제 명란을 제법 잘 먹는다. 명란은 젓갈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구워 먹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고다이에서는 명란 젓갈이나 염지가 된 명란을 사용하지 않고 생 명란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맛있게 잘 구워진 생 명란 구이. 구웠기 때문에 겉은 좀 딱딱하지만 속은 촉촉하다. 겉딱속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쪽파를 듬뿍 올린 후 마요네즈를 살짝 찍어 먹으면 크어어ㅓ어ㅓㅓㅓ~~뻑예~~ 이 역시 술을 부르는 훌륭한 안주라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친구 녀석과 담소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고다이. 분위기 좋은 곳에서 북해도식 양갈비 구이를 먹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식도락 - 강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을지로3가] 을지식당 - 분위기 좋은 와인바 (0) | 2023.12.16 |
---|---|
[한남] 한남소관 - 이색적인 홍콩식 실내 포차 (0) | 2023.12.13 |
[삼청] 개성철렵 - 이북 개성 전통 요리 전문점 (2) | 2023.12.08 |
[을지로] 이남장 - 강북 최고의 설렁탕 (1) | 2023.12.07 |
[용산] 판코네 - 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3) | 2023.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