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이 있어서 룰루랄라 여의도로 갔다. 미팅을 마치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었다.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식사를 예약했다고 하면서 백원으로 데려갔다. 백원은 국민일보 빌딩 12층에 위치한 중식당이다.
점심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대부분의 좌석이 거의 비어 있었는데 점심 시간이 되자마자 자리가 꽉 찼다. 단품 요리를 즐기는 사람이 반 정도 있었고 점심 코스를 즐기는 사람이 반 정도 있었다.
예약을 해서 그런지 테이블이 준비 되어 있었다. 오, 이런 철저한 준비성. 내가 굉장히 칭찬해요. 어떤 것을 먹을까 잠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간 일행이 미리 예약한 요리를 달라고 말했다. 오잉. 불안하게 왜 이렇게 잘 해주는 것이지.
오이 피클과 짜사이. 신기하게 단무지가 아닌 오이 피클이 나온다. 아삭거리고 상큼해서 입 맛을 돋우기 딱이었다. 개인 접시에 따로 제공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오늘의 스프. 게살이 살짝 들어있고 죽순과 버섯도 들어있다. 삼삼한 맛일 거라 생각했는데 제법 맛이 진했다. 스프 위에 뿌려진 소량의 라유가 밸런스를 잘 잡아준다.
전복간장. 간장 소스 베이스에 잘 찐 전복을 놓고 파채, 숙주와 고수로 데코레이션을 한 요리다.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 요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간이 짜지 않고 상당히 깔끔한 맛을 보여준다. 고수를 썰어 넣은 것이 아니라 고수 잎 그대로를 다 넣었는데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도 편하게 먹기 위한 것 같다. 고수 잎만 빼고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마늘 소스 닭 날개 튀김. 마늘 소스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라즈지에 가깝다. 마늘, 화자오와 고추가 상당히 많이 들어갔는데 화자오 특유의 향과 맛이 상당히 강하게 난다. 이 향과 맛에 익숙한 나는 맛있게 잘 즐겼는데 같이 간 일행은 익숙하지 않아 거의 못 먹었다. 덕분에 내가 대부분의 닭 날개를 먹을 수 있었다.
찐만두. 만두는 지극히 만두만두한 맛이다. 만두는 최근에 워낙 잘 하는 곳이 많이 생겨서 이제 큰 차별점을 두기 어려운 음식이 되었다.
탕수육. 중식당인데 탕수육이 특이하게 찍먹으로 나온다. 중식당에서 탕수육을 먹을 경우 볶먹이 대부분이고 그 다음이 부먹으로 나오는데 찍먹은 살짝 낯설다. 탕수육은 잘 만들긴 했는데 무난한 맛이었다. 앞서 나온 요리와 비교하면 살짝 실망이었다.
식사는 짜장을 선택. 코스 요리 양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식사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배부름을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짜장은 그리 많은 양이 나오지 않았다. 사진에서 표현은 잘 안됐지만 제법 꾸덕한 편이다. 짜장 맛도 자극적이지 않아 맛있게 잘 먹었다. 만두와 탕수육에서 살짝 실망한 것을 잘 만회했다. 이후 홍시가 디저트로 나왔는데 사진을 못 찍었다. 홍시 셔벳처럼 홍시를 살짝 얼린 것이 나왔는데 중식 특유의 느끼함을 잘 씻어주는 그런 맛이었다. 여의도에서 정갈한 중식당을 찾는다면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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