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숙성xx라는 표현을 참 흔하게 본다. 숙성 돼지고기, 숙성 소고기 같은 것이 그런 예다. 예전에도 고기를 숙성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이 숙성 고기가 유행을 하진 않았다. 숙성을 하게 되면 일반적인 생고기에 비해서 풍미가 깊어지고 감칠맛이 살아나는 특징이 있다.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고수는 숙성 돼지고기와 숙성 소고기를 판매하는데 주력은 돼지고기다.
깔끔한 내부 모습. 이제는 나이를 먹고 건강이 좋지 않아서 등받이 없는 의자는 살짝 불편한 느낌이다. 고기를 숙성하는 숙성고에는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조신한 모습으로 숙성을 하고 있다.
청담고수는 청담, 역삼, 한남동 등에서 활발히 영업을 하고 있는 네모집에서 만든 세컨 브랜드이자 고급 브랜드라고 한다. 어쩌고와 저쩌고 이것 저것이 막 적혀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가득 찬 이런 글보다는 고기는 직접 맛을 보고 느껴야 그 수준을 알 수 있다.
기대감을 가지고 차분하게 자리에 착석했다. 이젠 나이가 들고 몸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술 마시기 전 숙취 해소제는 필수로 먹어야 한다. 20대와 달리 30대는 확연하게 몸이 안 좋아지는구나. 왜 어른들이 보양식을 그렇게 찾아 먹는지 이해가 된다. 메뉴판 사진을 깜빡해서 찍지 못했는데 목살을 주문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목살.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나타낸 목살. 언제 봐도 이런 목살의 모습은 참 황홀하다. 지방이 좀 더 고르게 퍼져 있더라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도 충분히 허용 범위 안에 들어온다. 적당하게 두툼한 두께는 제대로 마음에 들었다.
고기 집도는 청담고수 직원이 직접 해준다. 예전에는 내가 집도를 하는 것을 참 좋아했지만 이제는 집게를 들 힘도 없어서 남이 구워주는 고기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그의 고기 굽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프로페셔널한 직업 정신이 참으로 돋보인다. 고기와 함께 대파, 꽈리고추 등도 맛있게 구웠다. 예전처럼 채소를 멀리 하면 고지혈증이 심해진다. 채소도 잊지 말고 꼭 자주, 많이 먹도록 하자.
명란 계란찜. 기본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고 주문을 해야 한다. 계란찜 안에 명란젓이 아낌 없이 들어 있고 체다 치즈를 살포시 올려 놓아 마무리를 했다. 명란젓이 많이 들어갔음에도 짭짤하지 않다. 고기가 구워지기 전에 술 한 잔 하기에 적당하다.
어느덧 아름답게 구워진 고기의 모습. 사진을 보고 있으니 행복했던 그때가 떠오른다. 고기를 먹을 때는 언제나 행복하고 가슴에 설렌다. 너무 흥분하고 설렌 상태로 고기를 먹게 될 경우 제대로 맛을 음미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하고 차분하고 냉정하고 신중히 고기를 먹어야 한다.
아. 세상에 맙소사. 사진을 찍으려고 고기와 대파를 집었는데 거짓말처럼 사진을 찍을 때 떨구고 말았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세상은 나에게 너무나 큰 시련을 주는 것 같다.
혼미해진 정신을 이내 제대로 차린 후 다시 한 번 고기와 대파를 집고 그릇으로 옮겼다. 데코레이션을 위하여 양파와 함께 올렸다. 아까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차분히 맛을 봐야지. 숙성이 잘 된 목살에서 깊고 진한 풍미가 느껴진다. 고소한 고기는 질기지 않고 참 부드럽게 씹힌다. 바로 이 맛 때문에 목살을 끊지 못 하는 거다. 최근에 수준 높은 목살을 자주 찾아 먹곤 했는데 청담고수의 목살 역시 상당히 수준 높은 축에 속한다. 청담동, 한남동에서 활발히 영업을 하고 있는 청담고수. 맛이 좋은 숙성 고기를 먹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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