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석이네에서 거나하게 저녁 식사를 마친 다음 날 해장을 하기 위해 찾아간 옛집식당. 대구식 육개장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서울식 육개장은 고기 결을 따라서 찢어넣고 대파, 고춧가루, 마늘, 소금과 소량의 고사리를 넣는다. 이에 반해 대구식 육개장은 사골 육수를 기반으로 하고 고기를 결대로 찢어 넣는 것이 아닌 썰어 넣으며, 숙주, 부추, 무와 파 등 재료를 푸짐하게 넣는 차이가 있다.
옛집식당은 3대에 이어 70년 넘는 기간을 영업하고 있다고 한다. 인테리어에서 그런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옛날 할머니 집에서 볼 수 있었던 그런 마루와 냉장고, 자개농, 식탁 등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문에도 창호지를 발라서 더욱 옛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백년가게로 선정하였는데 이런 옛스러운 인테리어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옛집식당의 메뉴는 육개장 하나뿐이다. 이젠 설렁탕 한 그릇도 15,000원을 넘어 25,000원까지 하는 곳도 있는데 10,000원이라는 가격을 보니 상대적으로 착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옛집식당에서 주류는 판매하지 않고 있는데 주류가 필요할 경우 근처에 있는 슈퍼에서 직접 사다 준다고 한다.
육개장. 10,0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풍성하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반찬은 두부 구이, 고추 조림과 깍두기 등이 나오는데 반찬 맛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반찬이 맛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 반찬을 먹기 위해 방문을 한 것이 아니니 그냥 저냥 충분히 수긍할만한 그런 평범한 맛이었다.
해장을 하기 위해 방문을 했지만 결국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말았다. 아아, 낮술은 최대한 지양하고 있지만 이렇게 여행으로 왔을 때는 마셔도 된다. 이렇게 애써 스스로 합리화 하며 가볍게 반주를 했다.
육개장.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파가 굉장히 많이 들어있다. 파와 함께 토란대와 무도 들어있다. 옛집식당의 육개장은 국물이 탁하거나 진하지 않은데 그 맛은 굉장히 깊다. 이렇게 맑은데 어떻게 이런 깊은 맛을 내는지 궁금해졌다. 파를 굉장히 오래 끓여서 파의 단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기호에 따라 함께 나온 다진 마늘을 넣어 먹으면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육개장에는 아롱사태와 양지 두 부위의 고기가 들어있다. 둘 다 육수를 내기 아주 좋은 부위고 씹는 식감이나 맛 역시 훌륭하기 때문에 육개장에 들어가는 고기로 많이 쓰이는 편이다.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삶아진 고기는 육수를 흠뻑 머금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밥을 반 공기 정도 말아서 맛있게 냠냠. 밥을 말아서 그런지 육개장이 더욱 풍성하게 보인다. 진하고 깊은 국물, 고기와 파를 밥과 함께 먹으니 나도 모르게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말았다. 대구식 유개장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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