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공릉] 경성초밥 - 가성비 극강의 세미 오마카세 스시 맛집

담구 2023. 11.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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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이 태릉입구역, 공릉역 근처에 제법 맛있는 초밥집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짝꿍 손을 잡고 룰루랄라 다녀오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추운 날이었지만 거친 바람을 뚫고 다녀왔다. 역시 추진력이 대단한 나. 경성초밥은 다찌와 테이블이 함께 있는 구조인데 마침 다찌 두 자리가 남아 있어서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 모둠초밥, 특초밥, 연어초밥, 모둠 회, 도미 머리구이와 기타 사이드 메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모둠초밥과 특초밥의 구성을 보니 5천원 차이인데 특초밥의 구성이 상당히 좋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특초밥을 먹어야지. 나와 짝꿍 모두 특초밥을 주문하고 조신하게 초밥이 나오길 기다렸다.

 

자리에 앉아서 초밥을 기다리고 있는데 나온 차완무시와 미소 된장국. 미소 된장국은 딱 기성품의 맛 그대로였고, 차완무시는 부드러운 식감이 참 좋았다. 다찌에서는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데 차완무시를 직접 찌는 모습도 봤다. 이런 차완무시가 나왔는데 맥주 한 잔 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테라 한 병을 주문하고 짝꿍과 나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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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나온 광어. 나는 광어를 참 좋아한다. 우럭과 광어는 양식이 대성공해서 서민 횟감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사실 이 두 가지 생선은 고급 어종에 속하는 것이다. 작은 사이즈의 우럭, 광어를 먹을 때는 그 진가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지만 큰 사이즈를 먹을 때는 굉장히 훌륭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경성초밥의 초밥은 횟감을 숙성해서 사용하는데, 그래서 탄력은 덜했지만 특유의 감칠맛은 잘 느껴졌다.

 

도미 뱃살. 흔히 엔가와라고 부르는 광어 지느러미만큼 기름진 맛을 느낄 수 있다. 중간 중간 칼질을 해서 식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초밥 하나 먹고 맥주 한 모금을 마시니 절로 사케 생각이 났지만 점심부터 과음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꾹 참았다. 인내심이 충만한 멋진 나.

 

연어 뱃살. 도미 뱃살에 이은 뱃살 2연타다. 연어는 안 그래도 느끼한 생선인데, 연어 뱃살은 그 느끼함이 상당하다. 모둠초밥과 구성을 달리 하기 위해 연어 뱃살을 제공하는 것 같은데 그냥 연어가 나와도 충분할 것 같다.

 

광어 지느러미. 계속해서 지방이 많은 부위가 나온다. 이후 순서를 유심히 보니 중간에 담백한 부위가 섞여 있었다. 담백한 부위와 느끼한 부위의 순서를 조금 조정한다면 더욱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순서의 아쉬움 외에 맛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새우장 초밥. 새우장 만듦새가 상당하다. 기성품인지, 수제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상당히 수준 높은 새우장이다. 새우장은 오래될 경우 새우 식감은 다 사라지고 기분 나쁜 미끈거림만 남는데, 경성초밥의 새우장은 새우의 식감을 잘 느낄 수 있었고 적당하게 짠 맛과 단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참치 붉은 살. 흔히 아카미라고 불리는 부위다. 뱃살, 배꼽살에 비해 저평가 되는 부위이기도 하지만 나는 맛있게 잘 먹는다. 짝꿍 역시 맛있게 잘 먹었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붉은 살이 좀 더 앞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미. 두툼하게 썬 도미를 호쾌하게 올렸다. 충분히 숙성을 했기 때문에 두툼하게 썰었더라도 입에서 이물감이나 거슬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특초밥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것이었다. 이런 도미 초밥이라면 10개라도 가뿐하게 먹을 수 있지.

 

장어. 기성품의 맛이었지만 장어는 언제나 장어장어하다. 장어를 먹으니 사케를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샘솟았지만 꾹 참았다.

 

성게 알. 짝꿍은 성게 알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은 후 짝꿍에게 양보를 했다. 짝꿍은 이 가격대에 쉽게 접할 수 없는 퀄리티의 성게 알이라며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전복.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찐 전복의 표준이다. 전복의 고소하면서 은은한 단 맛을 함께 잘 느낄 수 있었고, 김은 이물감이 전혀 없었다. 전복 내장 소스를 곁들인다면 더욱 좋을 거 같지만, 이 가격에 그런 것까지 요구한다면 그건 과한 요구다.

 

따로 단품으로 주문한 계란 초밥. 짝궁은 언제나 계란 초밥으로 마무리를 한다. 촉촉하고 부드럽게 잘 만든 계란말이가 맛있었다고 한다. 2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서 수준 높은 초밥을 즐길 수 있는 경성초밥. 태릉입구역, 공릉역 근처에서 가성비 최고의 초밥을 먹고 싶다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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