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호남

[부안] 시장수산 - 맛있는 제철 농어 회

담구 2023. 6.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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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 출장을 다녀왔다. 부안군은 변산 반도로 유명한 곳인데, 전북 지역에서는 군산시 다음으로 수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은 곳이다. 지금은 보령시와 통합된 대천시, 군산시에 비해 유명하지 않지만 소소한 관광 거리도 있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수산업 종사자가 많은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일정을 마친 후 수산 시장에 가서 제철 농어 회를 먹기로 했다. 농어는 광어, 우럭 또는 돔에 비해 마이너한 생선이지만 제철에 먹는 농어는 참 맛있다.

 

시장 수산 식당의 내부 모습. 전형적인 수산 시장 안에 있는 식당의 모습이다. 식당은 테이블과 좌식이 함께 있는 구성인데, 우리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 내부에 작은 화분과 담금주가 많은 것이 인상 깊었다. 난 담금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군대 있을 때 더덕주 한 번 잘못 마셨다가 크게 데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반찬. 소소하게 나오지만 모나지 않고 정갈한 맛을 보여준다. 김치는 적당히 익었는데 이 김치 맛이 기가 막혔다. 확실히 이런 반찬은 서울, 경기 지역이 호남 지역의 맛을 따라갈 수 없다. 이 반찬을 가지고 소주 한 병 하고 싶었지만 소주는 회와 먹기 위해서 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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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 해삼, 멍게와 개불이 나온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멍게가 제법 많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결국 이 멍게 때문에 비교적 일찍 소주를 마시고 말았다. 아아, 멍게 너란 녀석. 왜 나의 식욕을 돋게 하는 것인가. 신선한 멍게는 비린내나 비린 맛이 전혀 나지 않고 특유의 달짝지근하면서 씁쓸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농어 회의 모습. 이날 먹은 농어는 무려 1.2kg였다. 생선은 크면 클수록 맛이 더 좋아지는데, 양식의 경우 채산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사이즈로 출하한다. 농어는 광어, 우럭과 달리 식감이 조금 무른 편인데, 이런 식감으로 인해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이다. 이런 수산물 시장에서 먹는 농어의 경우 선어가 아닌 활어이기 때문에 사후경직에 따른 쫄깃함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선어만큼 맛있진 않지만 그래도 농어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기가 막혔던 양념장. 참기름, 쌈장과 마늘 등이 들어갔는데 야무지게 비벼서 먹으면 된다. 농어 회 위에 살짝 올려서 먹어봤는데, 서울에서도 먹고 싶은 맛이었다. 난 선어 회를 먹을 때는 간장과 와사비만을 사용해서 먹고, 활어 회를 먹을 때는 간장, 쌈장과 함께 먹는데 이 양념장의 맛은 그 어떤 곳의 양념장보다 맛이 좋았다. 아, 글을 쓰는 지금도 또 먹고 싶구나.

 

회를 어느 정도 먹은 후 농어 서더리로 만든 탕도 먹었다. 농어 서더리만 넣지 않고 새우와 해산물도 소량 들어갔다. 매운탕도 아니고 맑은탕도 아닌 뭔가 오묘한 탕이었는데, 자극적이지 않은데 적당한 감칠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탕은 나도 한 번 끓여보고 싶다. 부안군 수산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철 활어 회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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