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고기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는 양고기고 다음으론 돼지, 소, 닭, 오리 순서로 좋아한다. 내 돈으로 고기를 먹을 땐 양고기를 먼저 찾는 편이고 타인에게 대접을 받을 때엔 그 사람 취향을 존중한다. 이날은 본앤브레드에서 과한 대접을 받은 날이었다. 내 주변에 이렇게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참 많구나. 이게 다 내가 올바르고 바람직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역시 언제나 멋지고 대견스러운 모습의 장한 나.
본앤브레드에서 즐긴 것은 오마카세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오마카세 대세는 스시였는데 이제는 스시보다 한우 오마카세 인기가 더 좋은 것 같다. 양고기도 지금보다 더 보급이 되고 정육 기술이 발전되어 신선하고 맛있는 다양한 부위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밑반찬. 마치 한정식 전문점에 온 것처럼 단정히 나온다. 모든 반찬이 맛있었지만 특히 백김치가 맛있었다. 아삭한 식감을 잘 간직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직 나 스스로 김치를 만들어 본 적은 없는데 나중에 시간이 날 때 꼭 이런 백김치를 한 번 만들어봐야지.
시저 샐러드. 시저 샐러드에 크루통과 통 멸치 튀김이 들어있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있는 시저 샐러드에 비해서 마늘 향과 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마늘을 좋아해서 굉장히 만족스럽게 잘 즐겼다.
육회를 얹은 에그 토스트와 브레사올라. 브레사올라는 사태 부위를 이용해 만든 햄이다. 토스트 안에 포치드 에그를 넣고 육회를 얹었다. 육회는 꼬릿살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이렇게 신선하고 질 좋은 육회는 포치드 에그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등심, 안심과 안심추리, 치마살, 업진살 등의 구성이다. 분명 고기가 나오는 사진을 찍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핸드폰 정리를 하니 없다. 몇 번이나 확인을 했는데 없다. 세상에 맙소사. 정말 핸드폰을 바꿔야 할 타이밍인가. 포스팅을 하는 이 순간에도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다.
고기는 본앤브레드 직원이 직접 구워주기 때문에 고기가 구워지길 기다리는 동안 편하게 대화를 하며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기를 굽기 전에 어떻게 구울지 미리 물어보는데 본인의 취향을 당당하게 말하고 맛있는 고기를 즐기자.
유자 머스타드를 올린 등심. 유자 머스타드는 알싸한 맛은 덜하고 상큼한 맛이 난다. 톡톡 거리는 머스터드의 식감과 등심이 잘 어울렸다. 그래도 내 입에는 소금만 살짝 찍어 먹는 것이 좋다.
트러플도 제공이 되는데 트러플 향이 좀 약했다. 트러플 향이 좀 강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뭐 아쉽지만 불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주면 주는 대로 차분하고 성실하게 잘 즐겼다.
블랙 타이거 새우. 타이거 새우의 탄탄하고 쫄깃한 식감이 참 좋았다. 난 많은 갑각류 중에서 새우를 가장 좋아한다. 이렇게 훌륭한 수준의 블랙 타이거 새우가 나오니 행복함에 겨워 끊임 없이 하하호호 술을 마셨다.
카츠 샌드. 볶은 양파와 안심을 넣어 만든 샌드위치다. 볶은 양파와 안심이 상당히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많은 카츠샌드를 먹어봤지만 이 정도로 수준 높은 카츠 샌드는 처음 먹어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노루궁뎅이 버섯 튀김. 굉장히 진한 향의 트러플 소스와 함께 나온다. 비주얼만 보면 버섯 튀김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절단면을 봐야 버섯 튀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러플 소스의 맛을 잘 간직한 노루궁뎅이 버섯의 맛과 식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노루궁뎅이 버섯은 샤브샤브를 먹을 때 몇 번 먹어봤는데 이렇게 튀김으로 만들면 더 맛있구나.
밥과 국. 이제 슬슬 자리가 끝난다는 것을 알린다. 배도 많이 부르고 탄수화물을 지양하고 있어서 사진을 찍은 후 고기만 쏙 빼서 냠냠 맛있게 먹었다. 이런 자리에서도 탄수화물을 지양하는 멋진 나.
쌀국수. 음. 밥과 쌀국수가 겹친다. 탄수화물 매니아라면 극히 환영을 하겠지만 나처럼 탄수화물을 지양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저 괴로운 코스가 하나 더 나올 뿐이다.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아이스크림도 좋지만 소고기의 느끼함을 없애줄 셔벳 같은 상큼한 것이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 팔목이 아파서 사진을 많이 간소화해서 올렸는데 굉장히 다양하고 맛있는 한우 부위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지금까지 먹은 한우 오마카세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한우 오마카세를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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