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충무로] 한국의 집 - 고즈넉한 한정식 맛집

담구 2024. 2. 8. 09:30
반응형

한국 문화 재단이 운영하는 한국의 집. 전통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고호재로 유명하다. 그 밖에 한식당, 전통 결혼식장도 운영을 한다. 충무로에서 미팅을 마친 이후에 점심을 먹기 위해서 한국의 집에 방문해서 가볍게 한정식을 먹기로 했다.

 

한국의 집은 굉장히 넓고 고풍스럽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고호재의 경우 계절 별 이벤트가 있는데 이 기간에는 항상 많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한국의 집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없어서 여유롭게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한식당 내부. 시원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구조가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만드는 큰 장점이 있다. 내부는 전통 한옥을 리모델링 해서 만들었는데 요즘은 흔히 볼 수 없는 구조여서 반갑기도 했다. 아직 이런 구조를 즐길 나이가 아니긴 하지만 이런 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있다.

 

반응형

 

거나하게 즐길 자리는 아니었기 때문에 점심 중에서 가장 가벼운 라온 정식을 주문했다. 전채, 요리, 식사와 후식이 나오는 간단한 코스다. 이젠 많이 먹고 싶어도 못 먹는 현실이 슬프구나. 한국의 집은 계절에 맞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서 코스를 구성하는데 간단하지만 정갈한 매력이 있다.

 

봄나물전, 장아찌, 죽과 물김치. 시작을 알리는 가벼운 요리가 제공이 된다. 봄나물전을 먹으니 절로 막걸리 생각이 났다. 하지만 미팅 때 막걸리 마시는 것은 옳지 못하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서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꾹 참고 묵묵하게 봄나물전과 죽을 잘 즐겼다. 이렇듯 목표가 생기면 많은 시련이 닥치더라도 꿋꿋하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인내하는 멋진 나.

 

맥적 구이. 맥적 구이는 사랑해 마지 않는 돼지 고기를 된장에 재운 후 구워 만드는 전통 요리다. 간단한 음식인 것 같지만 된장에 재우는 시간, 된장의 염도 등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된다. 간단해 보이고 만들기 쉬워 보이는 음식일수록 누가, 어떻게 만드는 지에 따라 맛이 크게 변한다. 한국의 집의 맥적 구이는 짜지 않고 적당한 간에 탄 부분 없이 잘 구워낸 상당히 수준 높은 요리였다. 얼마 전까지의 나였더라면 함께 제공 되는 채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만 이제는 전부 먹고 있다.

 

식사와 함께 즐길 반찬. 나물 무침, 청포 묵과 김치가 제공된다. 반찬에서는 크게 특별한 감흥을 못 느꼈다. 감흥을 못 느꼈지만 리필을 하는 나. 뭔가 아이러니하구나.

 

밥과 효종갱. 효종갱은 배추, 콩나물, 소 고기 등을 된장 베이스로 푹 끓여 만든 전통 국이다. 효종갱은 "새벽 종이 울릴 때 먹는 국"이라고 한다. 효종갱의 뜻을 알고 나니 새벽이 아닌 점심에 먹어 뭔가 마음이 무거웠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즐겼다. 뭔가 고급스러운 우거지 된장국의 맛이 느껴졌다.

 

쑥구리단자와 오미자 차. 쑥구리단자는 보풀떡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쑥을 섞어 넣은 찹살 가루로 만들고 고물을 묻혔다. 디저트로 먹기에는 조금 무거운 감이 있긴 했지만 오미자 차와 함께 먹으니 상당히 조화로운 느낌이었다. 충무로에서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맛있는 한정식을 먹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