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회현] 부원면옥 - 노포의 이색적인 평양냉면

담구 2024. 2. 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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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갑자기 부원면옥의 평양냉면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짝꿍의 손을 꼭 잡고 남대문 시장으로 향했다. 부원면옥의 남대문 시장에 있는 평양냉면 전문점인데 남대문 시장 안에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연예인, 정치인, 평론가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지금은 작고한 고 노회찬 의원이 심상정 의원과 함께 즐겨 찾았던 곳으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말 저녁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낮에 비해서 비교적 고객들이 적어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감 시간이 다가오니 갑자기 단체로 보이는 대다수의 고객이 한 번에 찾아와서 자리가 꽉 찼다. 조금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냉면을 못 먹을 뻔 했다. 하지만 언제나 심사숙고해서 여유 있는 시간을 노려서 방문하는 우리에게 그러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후후후. 언제나 탁월한 시간 선정을 하는 멋진 우리.

 

메뉴. 냉면, 제육 무침, 닭 무침과 빈대떡을 판매한다. 메뉴에 없는 히든 메뉴로 특냉면이라는 것도 있는데 냉면에 들어 가는 제육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특냉면과 빈대떡을 주문할까 잠시 심각하게 고민을 했지만 그리 배가 고프지 않기도 했고 요새 양을 조절하고 있어서 다소곳하게 평양냉면만 두 그릇 주문하고 조신하게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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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수. 굉장히 진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인 면수다. 마치 진한 숭늉이나 보리차를 마시는 것 같다. 날이 많이 더워졌지만 저녁은 아직 쌀쌀하기 때문에 이런 면수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고소한 맛이 미각을 자극해서 식욕을 돋운다.

 

매장 앞에서는 이렇게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 이 빈대떡이 인기가 상당해서 우리를 제외한 모든 테이블에서 전부 한 장 이상 먹고 있었다. 우리도 조금만 더 허기가 졌더라면 먹었을텐데. 우리는 과식을 지양하기로 굳게 결심을 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빈대떡을 부치는 모습을 구경했다. 빈대떡 부쳐질 때 느껴지는 아름답고 고귀한 향기가 계속해서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는데 아주 혼났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평양냉면. 오이절임, 제육, 무절임과 계란이 올라간다. 이런 단정한 모습의 평양냉면은 참 아름답다. 냉면을 풀기 전에 육수를 먼저 한 모금 마셔본다. 부원면옥의 평양냉면 육수는 굉장히 이색적이다. 필동면옥, 을지면옥이나 우래옥 같은 맛이 아닌 닭고기가 들어간 평가옥과 비슷한 맛이 나면서도 옥천냉면의 육수 맛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맛이다. 이런 이색적인 맛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이제 면을 잘 풀어서 면도 즐겨 보기로 한다. 이 면 역시 굉장히 이색적인 느낌을 받는다. 평양냉면의 툭툭 끊기는 느낌은 굉장히 적다. 면은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두꺼운 느낌이 드는데 쫄깃하진 않으면서도 또 쉽게 툭툭 끊기지 않는 그런 적당한 탄력을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면이다. 여러모로 육수나 면 모두 이색적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쁘거나 거부감이 드는 냉면은 아니다. 부원면옥만의 개성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느낌이다.

 

좀 먹다가 다대기와 겨자를 소량 넣고 냠냠. 다대기와 겨자를 넣으니 맛이 색다르게 변한다. 이색적인 맛이 더욱 이색적으로 바뀌게 된다. 이 이색적인 맛이 나에게는 굉장히 기분 좋게 다가와서 만족스럽게 온전히 잘 즐길 수 있었다. 회현역 남대문 시장에서 노포의 이색적인 평양냉면을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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