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을지로] 남포면옥 - 어복쟁반과 평양냉면

담구 2023. 3.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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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늦은 신년회를 했다. 신년회에는 당연히 고기를 즐겨야 하지만 이번에는 한 지인이 새로운 것을 먹자고 하여 을지로입구에 있는 남포면옥을 다녀왔다. 남포면옥은 나와 짝꿍이 참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수 년 간 미쉐린 가이드 및 블루 리본 서베이에 등재가 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내부는 한옥집을 개조하여 고풍스럽게 잘 만들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거부감 없이 찾아올 수 있다. 평일 점심, 저녁 또는 주말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언제나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식사 시간에 딱 맞춰 방문하는 것보다 살짝 이르게 방문하는 것이 좋다.

 

메뉴. 한우를 사용한 어복쟁반, 불고기, 수육, 만두, 평양냉면, 빈대떡과 생선전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어복쟁반, 평양냉면, 만두와 생선 전을 주문하기로 했다. 양이 많아 보이긴 하지만 4명이 갔기 때문에 적당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가볍게 맥주를 한 잔 하며 음식을 기다렸다.

 

반찬. 어복쟁반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양념, 김치와 풀 반찬이 나온다. 고기 반찬이 아닌 풀 반찬이 전부이지만 고기를 시켰기 때문에 괜찮았다. 난 고기 반찬이 없으면 마음이 굉장히 어두워지고 침울하게 식사를 하는 편이다. 고기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고기 많이 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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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습의 어복쟁반. 어복쟁반은 소고기, 버섯, 계란, 고추와 파 등을 넣어 은은한 불에 살짝 끓여 먹는 것이다. 어복쟁반은 특유의 향이 나기 때문에 젊은 고객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 음식이기도 하다. 일단 가격부터 좀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있기도 하다. 나에게는 일 년에 한 두 번 먹을까 말까 하는 그런 별미로 느껴진다.

 

냉면 사리, 만두 사리와 떡 사리를 넣어서 끓여 먹어도 좋다. 이 어복쟁반에 끓인 냉면 사리는 평양냉면과 다른 특별한 맛을 느끼게 한다. 어복쟁반 하나로 지인들과 참 즐겁게 술도 마시고 하하호호 대화도 했다. 물론 그 과정에 과음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

 

생선 전. 가격이 좀 나가기 때문에 민어를 사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동태를 사용한다고 한다. 민어는 한 철 음식이기 때문에 수급이 용이한 동태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싶다. 뼈를 잘 발라낸 동태를 계란 물을 입혀 잘 지진 전은 참으로 맛있다. 어릴 때는 육전만 좋아하고 이런 생선 전은 먹지 않았는데 이제는 생선 전을 없어서 못 먹게 되었다.

 

만두. 남포면옥에서 기성 만두를 사용할 일은 없고 당연히 직접 빚은 만두다. 고기와 채소가 균형 있게 잘 들어간 만두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엄청나게 뛰어난 맛의 만두라고 할 수 없지만 한 번은 즐겨도 좋은 만두다.

 

평양냉면. 나와 짝꿍이 필동면옥의 평양냉면만큼 좋아하는 남포면옥의 평양냉면이다. 육수는 일반 평양냉면과 다르게 살짝 단 맛이 나는데 이 맛이 은은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평양냉면은 계란, 수육, 오이와 무 생채가 들어간다. 면은 질기지 않고 적당한 탄력을 가지고 있고 잘 끊긴다. 면을 오래 씹으면 메밀의 고소한 맛이 잘 느껴진다. 지인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잘 즐긴 날. 을지로에서 맛있는 어복쟁반과 평양냉면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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