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호남

[여수] 해궁 샤브샤브 - 바다에서 즐기는 하모 회와 샤브샤브

담구 2023. 7.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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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왔으면 여행 먹거리를 포스팅하는 것이 돼지의 올바른 길이자 덕목인 법이다. 여수 여행을 다녀왔으니 당연히 여수 먹거리를 포스팅해야지. 여수 첫 포스팅은 바닷가를 바라보며 하모 회와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는 해궁 샤브샤브. 여수는 하모를 많이 먹는데, 어딜 가나 맛은 비슷한 법이다. 다만 해궁 샤브샤브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하모 회와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 그 인기가 높다.

 

평일 여행이라 그런지 예상했던 것과 달리 고객이 많이 없었다. 우리가 들어가기 전 한 테이블이 식사를 하고 나갔고, 우리가 들어온 후 두 테이블 정도 자리가 더 찼다. 해궁 샤브샤브는 내부가 그리 넓지 않아서 금방 만석이 된다고 한다. 주말이나 휴일에 갈 경우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 것을 권장한다.

 

우리가 찾아간 날은 그리 날씨가 좋지 못했지만 바닷가를 바라보며 하모 회와 샤브샤브를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날씨였다. 날이 선선해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이제 곧 장마 기간이 다가온다고 하니 장마 기간에 바닷가에 떨어지는 비와 빗소리를 들으며 먹는 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을 거 같다.

 

기본 반찬들. 전남에 온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는 밑반찬이다. 서울에 비해 비교적 많은 가짓수의 반찬이 나오며, 여수에 오면 꼭 빠지지 않는 갓김치도 함께 나왔다. 우리는 테라와 함께 여수와 콜라보를 한 여수 밤바다 소주를 주문했다. 여수 밤바다 맛은 그냥 소주 맛이다. 희석식 소주에서 뭘 바라는 것이 욕심이긴 하지. 그래도 여수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마실 수 없다는 생각에 한 병 가볍게 마셨다.

 

기가 막히게 맛있었던 갓김치. 어릴 때는 이 갓김치 특유의 향 때문에 먹지 못했는데, 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 귀한 음식이 되었다. 왜 난 어릴 때 이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고 타인에게 양보를 했던 것일까. 아아, 너무나 이타적이었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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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 회. 부산에서 먹은 하모 회처럼 세꼬시처럼 나온다. 하모 회는 은근히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질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 간이 쎈 양념장과 함께 양파와 먹는다.

 

깻잎, 양파 위에 하모 회를 올린 후 양념장을 찍어서 냠냠. 양념장 감칠맛이 상당히 강하다. 이 정도로 강하면 하모 회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 살짝 우려했는데 의외로 꼭꼭 씹어 먹으니 하모 회의 맛도 잘 느낄 수 있었다. 하모 회 한 점에 소맥 한 모금을 마시니 참으로 행복한 기분이었다.

 

하모 샤브샤브. 어디서 또 배운 것은 있어서 인서타그램용 사진을 찍어봤다. 음. 이렇게 찍으면 예쁘게 나오긴 하는데 뭔가 내가 좋아하는 구도는 아니다. 그래도 예쁘게 나오니까 꾸준히 찍어봐야지. 샤브샤브와 함께 육수가 제공된다. 육수는 버섯, 파, 파프리카와 무를 넣고 만든 것이라고 한다. 육수 맛이 강할 경우 하모 샤브샤브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은은하고 연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요리도 다 노하우고 기술이다. 나는 먹는 것만 잘 하지, 이렇게 전문적인 요리는 못 할 것 같다.

 

하모 샤브샤브를 채에 올린 후 육수에 넣어서 10초 정도 흔들면 이렇게 예쁜 꽃 모양으로 익게 된다. 너무 과하게 익히는 것보다 적당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10초를 카운트하고 10초가 되자마자 빠르게 꺼냈다. 역시 언제 어디서나 시간을 칼 같이 잘 지키는 멋진 나의 모습.

 

부드럽게 잘 익은 하모의 살이 무척이나 고소하다. 육수에 익혀서 그런지 하모 회에 비해 기름기가 덜 하고 담백한 맛이 강하다. 제대로 술 안주인 이런 맛있는 음식을 두고 술을 절제해야 하는 하루가 너무 슬펐다. 하지만 나의 건강 관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딱 술은 한 병으로만 멋지게 멈췄다. 여수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맛있는 하모 회와 샤브샤브를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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