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용산]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 - 홍콩 느낌 물씬 나는 홍콩식 중화 요리 맛집

담구 2023. 6. 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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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지 좀 되었지만,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이제서 올리는 포스팅. 미팅이 있어서 용산에 위치한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을 다녀왔다.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은 홍콩 느낌이 물씬 풍기는 홍콩식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와 수준 높은 요리로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근처의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20대-60대 이상이 고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 내부에는 "바로 여기가 홍콩이다." 라고 외치는 것처럼 다양한 소품을 사용해서 꾸몄다. 지금은 쉽게 찾기 어려운 옛날 음악 LP판을 비롯해서 책, 돋보기, 백주와 신문 등을 사용해서 홍콩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더불어 내부는 은은한 초록색 조명을 사용했는데, 이러한 조명이 인테리어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느낌을 자아낸다.

 

메뉴. 홍콩식 중화요리를 표방하고 있지만, 비단 홍콩식 뿐만 아니라 사천식, 북경식 요리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화요리와 함께 즐길 칵테일, 백주와 음료수 등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메뉴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이왕 방문한 거 맛있는 요리를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서 벨트를 두 칸 풀고 신중하게 메뉴판을 정독했다.

 

전채 형식으로 먹기 위해 주문한 마장 생납. 거지 닭과 더불어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한다. 아이스 플랜트를 마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다. 아이스 플랜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채소의 식감과 상당히 다르다. 아삭 거리는 식감이 이색적이며, 그 맛 역시 좋다. 처음에는 고기를 더욱 든든히 먹을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짝꿍이 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해서 주문을 했다.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손이 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내가 마장 소스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마장 소스와 아이스 플랜트의 조합이 어색하지 않고 조화롭게 이룬다. 마장 소스는 땅콩 소스가 들어가서 느끼한 맛이 나는데, 이런 느끼한 맛을 아이스 플랜트와 잘 조합을 했다. 이렇게 맛있는 전채 요리를 먹을 때 술이 빠지면 굉장히 서운하고 마음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술도 주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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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지 오래 되어 무슨 술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난 위스키나 백주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날 마신 백주도 역한 느낌 없이 부드럽게 술술 잘 넘어갔다. 백주는 그 특유의 향과 쏘는 맛 때문에 처음 접할 때는 거부감이 있는 술이지만, 적응이 되면 감미로운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요새는 백주도 점차 대중화 되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백주를 접할 수 있다. 위스키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데, 이런 시기에 백주는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목서육. 돼지고기, 목이버섯, 오이와 계란을 넣고 볶아 만든 산둥식 중화 요리다. 보통 목서육은 메인 요리로 먹는 것은 아니고 반찬이나 사이드 요리로 먹는 편이다. 간장을 사용해서 볶기 때문에 특유의 짭짤함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다른 중화 요리에 비해 대중적인 요리는 아니지만, 점차 취급을 하고 있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냥 먹어도 되고 이런 식으로 고수와 파를 곁들여 싸서 먹어도 된다. 고수에 부담이 있는 사람이라면 고수를 빼고 먹어도 좋다.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의 목서육은 너무 짜게 하지도 않고, 싱겁게 하지도 않게 만들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백주 한 잔 걸치고 이 목서육을 먹으면 더욱 맛이 좋게 느껴진다.

 

거지 닭.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다. 닭에 소스를 바른 후 연잎에 감싸 저온으로 구운 양주식 중화 요리다. 닭의 사이즈는 그리 크지 않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 사이즈 정도로 보면 된다. 거지 닭이 나올 때 뚜껑을 두드리는 독특한 세레모니를 하는데 복이 들어온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요리도 먹고 복도 들어오는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는 요리이다.

 

난 닭 가슴살을 좋아하지만 이날은 닭 다리도 하나 뜯었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저온으로 오래 구웠기 때문에 육즙을 잘 보관했기 때문이다. 그냥 먹으면 자칫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잇는데 거지 닭 아래에 있는 육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보완된다. 이 거지 닭 역시 백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다. 역시 닭은 구워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튀겨 먹어도 맛있고 볶아 먹어도 맛있는 훌륭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계란 두부. 계란, 두부와 해산물을 넣어 만든 요리다. 중국집에서 볼 수 있는 계란탕의 고급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굴소스와 전분을 사용해서 만들어서 점성이 있는 편이다. 후루룩 마시듯이 먹으면 된다. 간이 밋밋하다고 느껴질 경우 소금, 라유 등을 사용해서 간을 맞추면 된다. 내 입에는 잘 맞는 편이어서 따로 추가적으로 소스를 넣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돼지고기 덮밥. 와,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보니 진짜 많이 먹었구나. 좋지 않은 술버릇인데, 술을 마시다 보면 이상하게 탄수화물이 끌린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덮밥 요리를 주문했다. 돼지고기 덮밥은 잘 조린 돼지고기와 더불어 고수와 꽈리 고추 등이 함께 나온다.

 

덮밥이기 때문에 비비지 않고 떠서 먹었다. 한국식 덮밥은 비벼 먹어야 제 맛이고,  일본식/중국식 덮밥의 경우 떠서 먹는 것이 제 맛이다.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분위기가 조용하진 않지만 이색적인 느낌을 받으며 수준 높은 중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웨이 티하우스 앤 레스토랑. 용산에서 중화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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