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고 짝꿍을 만나기 위해서 고속터미널역으로 룰루랄라 출동했다. 원래 이 날은 샐러드를 먹으려고 했는데 나나 짝꿍 모두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급하게 돼지고기로 노선을 변경했다. 후후. 이런 메뉴 변경은 언제나 옳지. 온유월식당은 전국축산물품질평가 대상을 받은 농가의 돼지고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온유월식당은 월화고기와도 콜라보를 해서 같은 돼지고기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요새 월화고기는 퀄리티가 급격히 떨어져서 명성만큼 맛이 없을 것 같은 우려가 좀 되었다. 월화고기도 다시 예전과 같은 퀄리티의 맛있는 고기를 제공했으면 좋겠구나.
밑반찬. 갓김치를 제외하면 평범한 반찬이었는데 갓김치의 맛이 정말 예술이었다. 예전에는 갓 향 때문에 갓김치를 못 먹었는데 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 그야말로 갓김치다. 신성한 너의 그 이름. God김치.
된장찌개.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이다. 많이 짜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좋게 말하면 슴슴하고, 나쁘게 말하면 싱겁다, 약간은 취향이 갈릴 스타일이지만 나와 짝꿍에게는 잘 맞았다.
목살 세트. 목살과 특고기가 함께 나온다. 특고기는 특허 받은 고기라고 한다. 무슨 특허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고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다. 맛만 있으면 특허 따위는 없어도 된다.
먼저 목살을 정성껏 굽도록 한다. 난 고기만 열심히 먹고 싶었지만 채소도 같이 먹으라는 짝꿍의 조언에 따라 함께 나온 줄기콩도 시무룩한 표정으로 구웠다. 고기를 굽는데 마늘이 빠질 수 없지. 참기름에 마늘을 넣어 튀기듯 끓인다. 한 번 접하면 도무지 끊을 수 없는 맛이다. 보고 있나, 프란체스코. 이게 바로 K알리오 에 올리오인 것이다.
어느 정도 익었으면 한 입에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자른 후 마저 구워준다. 난 크게 자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짝궁은 나보다 입이 작아서 짝꿍 사이즈에 맞추기로 했다. 잘 익은 목살을 이제 맛있게 먹을 일만 남았다. 목살답게 담백한 맛이 강하다. 그렇다고 고소한 맛이 없지 않다. 굉장히 밸런스가 잘 잡힌 맛이다. 괜히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것이 아니구나. 이 정도의 목살이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수준 높은 목살은 담백한 맛과 더불어 어느 정도의 지방 맛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담백한 맛과 기름진 맛의 균형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목살을 추천하는 편이다.
목살이 마냥 담백하지는 않고 돼지고기이기 때문에 지방도 남 부럽지 않게 충분히 있다. 지방 부위를 잘 구워서 먹으면 지방 특유의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을 즐기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즐기기에는 좀 부담이 되니 God김치를 구워서 함께 즐기기로 했다. 잘 구워진 God김치는 일반 김치와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참 맛있다. God김치가 지방의 느끼한 맛을 잘 잡아준다.
고기를 먹을 때 흐름이 끊기는 것만큼 위험하고 위태로운 일이 없기 때문에 목살을 다 먹기 전에 특고기도 구워준다. 어서 빨리 구워져라. 나의 절실한 기도 덕분인지 빠르게 구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정성껏 구워준 후 맛을 보기로 한다. 아쉽게도 잘 구워진 특고기 사진은 먹기 바빠서 찍지 못했는데 특고기 역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잘 느껴졌다. 목살만큼이나 참 맛있게 잘 즐겼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근처, 잠원동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즐기고 싶을 때 한 번 가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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