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흐린 어느 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동기 녀석이 술 한 잔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아니 세상에 이런 맙소사. 이런 연락을 받았으면 술 한 잔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할 수 있지. 어디서 무엇을 맛있게 먹을까 서로 고민을 하다가 양재동에 있는 동물원이라는 곳을 가기로 했다. 나는 처음 가보는 곳이었고 동기 녀석은 몇 번 가본 곳이라고 하는데 괜히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동물원의 내부 모습. 뭔가 세련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물원이라는 이름에서 무슨 동물이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동물은 없었다. 음식과 주류를 판매하는 곳에 동물이 있을 리가 없지. 있으면 그게 비정상이다. 우리가 들어갈 때만 해도 굉장히 좌석이 여유롭게 있었는데 어느새 바로 만석이 되었다. 오, 나름 인기 많은 곳인가.
메뉴판에 문구가 재미나게 적혀 있어서 한 번 찍어봤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화장실이 공용인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흡족하게 잘 즐기고 나왔다. 요새는 치안, 안전 문제로 인해서 공용 화장실을 많이 없애는 추세인데, 동물원도 개별 화장실로 나누면 좋겠다.
반가운 얼굴을 만났으니 소주를 한 잔 해야지. 오이 무침이 간단한 기본 안주로 나온다. 오이를 극히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지 않은 안주겠지만 나와 동기 녀석은 오이를 잘 먹기 때문에 훌륭한 소주 안주가 되었다. 오이 무침의 간이 적당해서 자극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주문한 불꽃 목살 볶음. 잡내 없는 국내산 암퇘지 1+ 등급 목살을 사용하며 비싼 부위라고 한다. 목살과 함께 꽈리 고추와 마늘쫑을 넣어 볶은 것인데 꽈리 고추의 살짝 매콤한 맛이 목살과 잘 어울렸다. 목살은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 했는데 더 없이 훌륭한 소주 안주가 되었다.
고기 사진이니 심혈을 기울여서 열심히 찍었지. 동기 녀석이 몸이 허한 것 같아서 건강 회복에 좋은 마늘쫑과 꽈리 고추를 듬뿍 먹으라고 하고 나는 고기 위주로 열심히 먹었다. 역시 동기 녀석의 건강을 잘 생각하는 전우애가 가득한 멋진 나. 소주 한 잔에 목살 한 점을 먹으려니 너무 과음을 할 것 같아 소주 반 잔에 목살 한 점을 먹었다. 후후후.
나나 동기 녀석 모두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고기를 공략 하기로 했다. 고기를 먹을 때는 이렇게 온전히 고기에만 집중을 해야 다음 날 아쉽지 않고 마음이 가볍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음 안주로 주문한 닭침개. 닭을 넓적하게 정형한 후 부침 가루를 입히고 바삭하고 촉촉하게 잘 구웠다.
일반적인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고 버터를 이용해서 부쳤다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함께 나오는 마요네즈에도 살짝 찍어 먹어봤는데 좀 느끼해서, 파절이와 같이 먹었다. 파절이와 같이 먹으니 느끼한 맛을 잘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어 끊임 없이 먹을 수 있었지. 역시 고기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참으로 옳은 식자재라고 할 수 있다. 동기 녀석과 하하호호 잘 즐기고 기분 좋게 집에 들어갔다. 양재동에서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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