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촌] 역말리 순대국밥 - 담백하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순대국밥
난 순댓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맛있는 순댓국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꼭 한 번은 찾아간다. 이 날은 점심, 저녁 모두 역촌동에서 먹은 날이었는데, 역촌동에 맛있는 순댓국 집이 있다고 해서 룰루랄라 찾아갔다. 그렇게 도착한 역말리순대국밥. 상호가 좀 길고 어렵지만 나의 뛰어난 머리로 금세 외웠다. 이게 다 어릴 때 국, 영, 수를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한 덕이다. 역시 모범생.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을 해서 그런지 매장은 한산했다. 점심 시간이 되자 근처 직장인으로 보이는 고객들이 몇 팀 들어왔다. 예상보다 고객이 많지 않아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역말리가 무슨 뜻인지 적혀 있었는데 딱히 궁금하진 않아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궁금한 사람은 각자 알아서 찾아 보기로 하자.
메뉴. 정식, 돼지곰탕, 순댓국과 수육 국밥을 판매하고 있고 그 밖에 보쌈, 수육, 냉제육, 곱창전골, 부추전, 미나리전과 편육도 판매하고 있다. 난 보쌈이 함께 나오는 정식을 주문했다.
깔끔한 밑반찬. 보쌈이 나오는 정식을 주문해서 그런지 배추를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식탁 위에 새우젓과 다대기가 있어서 알아서 먹으면 된다. 반찬으로는 양파, 고추, 무생채, 부추와 김치가 나온다.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보쌈. 마늘과 무말랭이가 함께 나온다. 양이 적긴 하지만 순댓국과 먹으면 부족하지 않을 양이다. 함께 나온 배추에 보쌈, 무말랭이와 마늘을 넣어 먹었다. 점심부터 이런 맛있는 고기를 먹다니. 이 날은 참으로 축복 받은 날이 아닐 수 없었다. 보쌈에서는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잘 느껴졌다.
순댓국. 순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고기와 선지를 듬뿍 넣은 순대가 들어 있는데 그 맛이 담백하면서 전혀 가볍지 않다. 국물을 한 모금 떠서 먹어보니 기름기를 잘 절제하면서 담백함과 진한 맛을 함께 챙겼다. 양립하기 굉장히 힘든 맛이 이렇게 잘 조화를 이룬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머릿고기 등 부속물도 충실하게 들어 있었다. 머릿고기는 따뜻해서 부드럽게 잘 씹혔고 잡내도 전혀 나지 않았다. 밥 한 공기 뚝딱 말아서 훌훌 먹었다.
중간에 맛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무생채를 넣었다. 무생채를 넣으니 맛이 한층 더 좋아진다. 무생채의 매운 맛이 국물과 잘 조화를 위뤄 소주를 부르는 맛이다. 하지만 이후 일정이 있어서 소주를 마시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네. 역촌동에서 맛있는 순댓국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