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제주

[제주] 정우말가든 - 고소한 맛이 가득한 말고기 한 상

담구 2024. 10. 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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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지만 난 말고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제주에 갈 때면 항상 한 번은 말고기를 먹는다. 이번에는 출장을 좀 오래 갔기 때문에 말고기를 두 번 먹었지.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뜻 깊고 보람찬 출장이었다. 같은 식당만 가면 재미가 없으니 지난 번과 다른 곳에서 말고기를 즐기기 위해서 찾아간 정우말가든. 이름부터 참으로 아름답다.

 

내부는 이제 익숙한 제주도의 평범한 식당 모습이다. 제주도는 관광으로 온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고객들을 잡기 위해 좌석이 많고 빽빽하게 붙어 있다. 나처럼 비수기 평일에 방문하면 참으로 여유롭고 한가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지만 성수기 주말에 가면 여지 없이 많은 인파 속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볼 때마다 놀라는 말고기의 효능. 뼈, 생식기, 콩팥, 기름, 골 및 허파에 대한 다양한 효능이 적혀 있고 말 뼈를 푹 고아 만든 엑기스에 대한 효능도 적혀 있다. 이쯤 되면 만병통치약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몸에 좋은 말고기. 먹을 수 있을 때 잔뜩 먹어야 한다. 그래서 이날도 최대한 배부르게 잘 먹었다.

 

잘 숙성 되고 있는 말고기. 요새는 숙성 기술이 많이 발달 되었지만, 이렇게 또 평범하게 숙성하는 것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드라이 에이징을 하든, 웻 에이징을 하든 맛만 있으면 그게 바로 올바르고 바람직한 숙성이다. 우리 모두 숙성의 방법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고기를 맛있게 많이 자주 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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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콩나물, 김치, 장아찌와 쌈장이 나온다. 참으로 평범하기 없는 기본 반찬이지만 이런 반찬이 나오는 것은 괜찮다. 고기를 먹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을 때 반찬을 많이 먹으면 고기를 많이 먹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반찬은 최소로 먹어야 한다.

 

말 뼈 엑기스. 제주에서 말고기를 취급하는 곳들은 가게에서 엑기스를 내는 것 같진 않고 한 곳에서 대량으로 매입해서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것 같다. 어딜 가더라도 맛이 다 똑같단 말이지. 몸에 좋다고 하니 시원하게 한 잔 꿀꺽 마시고 올바르고 겸허한 자세로 고기가 나오길 기다렸다.

 

말 육회. 육회를 제공할 때 어느 부위인지 설명을 들었는데 시간이 흘러서 부위를 다 까먹었다. 흑흑. 나도 나이를 먹으니 기억력이 떨어지는구나. 이게 바로 나이 들어감의 슬픔인 것 같다. 기억력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 DHA가 풍부한 것을 잘 챙겨 먹도록 해야지. 돈을 오래, 많이 벌어야 하기 때문에 벌써 기억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

 

소금 기름장에 꼭 찍어서 맛있게 냠냠. 역시 맛있다. 예전에는 기생충 감염의 위험으로 인해 이렇게 육회를 먹는 것이 좋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이제는 기생충 감염 우려가 극히 없고, 확실한 것들만 유통이 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역시 다양한 말고기 부위. 지난 번 신라원에서 먹었을 때에 비해 지방이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이 인상 깊다. 말도 이런 마블링이 나오는구나. 지방이 어느 정도 있는 부위가 더 맛있는 법이기 때문에 무척 기대가 되었다. 고기 집도는 직원이 직접 해주기 때문에 고객은 편안하게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계속해서 굽는다. 참으로 올바르고 바람직한 굽기가 아닐 수 없다. 고기를 먹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흐름이 끊기는 것이다. 흐름이 끊기면 괜히 마음이 어두워지고, 근심으로 인해 얼굴에 주름이 지며 괜한 군침만 흐르기 때문이다.

 

지방과 함께 먹으니 눅진한 맛과 더불어 고소한 말고기의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역시 말고기는 언제 먹더라도 나에게 큰 감동을 주는구나. 이런 말고기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반칙이지. 딱히 중요하거나 바쁜 오후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숙소까지는 대리 운전을 이용하고 과감하게 소주를 마시기로 결정했다. 역시 결단력이 뛰어난 멋진 나.

 

추가로 주문한 말 갈비. 갈비 부위를 소갈비처럼 정형한 것이다. 이런 고기를 먹지 않고 서울로 돌아간다면 큰 후회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배는 좀 부르긴 했지만 불굴의 투지를 발휘하여 먹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술과 함께 먹는다면 더욱 즐겁게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참으로 화려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역시 고기가 구워지는 모습을 보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허겁지겁 먹느라 갈비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는데 말고기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소갈비보다 훨씬 맛있고 만족스럽게 잘 즐겼다. 제주도에 말고기를 취급하는 곳들이 많지만, 수준 높은 말 갈비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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