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고사리해장국 - 속이 풀리는 고사리 해장국과 접짝뼈국
전 날 과음을 해서 해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오전 일정을 마친 후 해장을 하기 위해 찾아간 제주 고사리 해장국. 제주 고사리 해장국은 중문 단지에 있다. 제주 지역의 고사리 해장국은 고사리를 짓이겨서 걸쭉한 죽처럼 만드는 것이 특징인데 고사리의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보말국, 고기 국수와 더불어 제주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히기도 한다.
제주 고사리 해장국은 고사리 육개장이라고도 하는데 고사리를 짓이긴 후 돼지 고기와 메밀 가루 등을 넣고 끓인 것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제주 고사리가 임금의 진상품이라고 하는데 처음 들어봤다. 접짝뼈국은 제주도식 돼지 갈비탕인데 국물이 비교적 맑게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돼지 뼈를 오래 삶으면 특유의 쿰쿰함이 나는데 그런 쿰쿰함을 잘 절제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쿰쿰함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오리지널 돈코츠 라멘 육수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 아니니 돈코츠 육수에 대한 설명은 생략 하기로 한다.
메뉴. 몸국, 고사레 해장국, 접작뼈국과 돼지고기 적갈구이를 판매하고 있다. 몸국은 모자반을 사용해서 만든 국인데, 몸은 모자반의 사투리라고 한다. 우리는 다양한 음식을 먹어 보기 위해서 고사리 해장국, 접짝뼈국과 돼지고기 적갈구이를 주문했다. 몸국까지 주문하면 점심부터 너무 많이 먹는 거 같아서 몸국은 주문하지 않았다.
빠르게 세팅 되는 반찬. 처음 반찬은 서빙을 해주지만 이후에는 본인이 직접 리필을 해야 한다. 고추, 콩나물, 김치, 오징어 젓갈, 쌈장, 깍두기와 귤이 나온다. 제주도는 귤의 고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귤을 재배하는 곳이 많다. 그래서 이렇게 심심치 않게 귤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이 귤은 입가심 겸 후식으로 먹으면 좋다. 난 신 맛이 나는 과일이나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귤은 참 좋아하지.
아름다운 모습의 한 상 차림. 지금 봐도 속이 저절로 풀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나는 제주 고사리 해장국을 주문했고, 함께 간 지인은 접짝뼈국을 주문했다. 돼지고기 적갈구이는 나눠 먹으면 충분할 거 같아서 하나만 주문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인과 같이 나눠 먹기 위해서 앞 접시도 가져와서 같이 덜어 먹었지.
단아한 모습의 고사리 해장국. 굉장히 끈적거리고 점도가 진해서 마치 진한 죽 같은 느낌이다. 여기에 밥을 말아 먹거나 따로 먹으면 된다. 양념은 소량의 파와 고춧가루가 나온다. 고춧가루가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아 매운 맛은 쉽게 느낄 수 없으나, 매운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사람은 미리 제외해 달라고 이야기 하면 된다.
짓이긴 고사리와 잘게 썬 돼지고기가 한 가득 들어 있는 고사리 해장국. 일반적인 국을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고 끈적거리는 죽을 마시는 기분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있지만 이런 해장국에 밥을 말아 먹지 않으면 그것은 예의가 아니지. 그래서 밥 한 공기 말아서 개인 그릇에 옮긴 후 맛있게 먹었다.
돼지고기 적갈구이. 뭔가 기대를 해서 주문을 했는데 맛은 평범했다. 그래도 고기는 고기이니 짧지만 평은 해야지. 그냥 평범한 돼지고기 꼬치구이였다. 한 번 먹어본 경험이 있으면 충분한 요리이고, 다음에 제주에 간다면 두 번은 주문하지 않을 것 같다.
접짝뼈국. 접짝뼛국이라 불러야 정확하지만 내 블로그는 맞춤법 교정 블로그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접짝뼈국은 광주 떡갈비를 먹을 때 나왔던 뼛국과 비슷한 향이 났다. 그때 참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도 맛있게 먹어 봐야지.
풍부하게 들어 있는 돼지고기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부드럽게 잘 씹힌다. 굉장히 정성을 들여서 끓인 티가 확 난다. 국물에서 굉장히 진한 맛이 났는데 마치 돼지고기로 만든 갈비탕을 먹는 느낌이었다. 점심부터 이렇게 시원한 육수와 고기를 많이 먹으니 전 날 술을 마셔서 생긴 내상이 저절로 치유가 되었다. 그리고 힘을 내서 오후 일정도 잘 마쳤지. 중문에서 맛있는 제주도식 고사리 해장국과 접짝뼈국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