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 연희녹두삼계탕 - 고소하고 깊은 맛의 삼계탕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하여 올리는 서울 강북 포스팅. 이 포스팅을 한 이후에는 강남 포스팅을 하나 한 후 다시 지방 먹거리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올릴 곳이 아직도 많은데 날이 더워서 그런지 지쳐서 매일 올리기 어렵다. 가을이 되면 매일 올릴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번에 올릴 곳은 기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서 방문한 연희녹두삼계탕이다. 연희동에서 나름 이름 있는 삼계탕 집인데 여름이 되면 언제나 많은 고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연희동은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곳이 참 많다. 이런 곳은 세월의 흔적을 잘 느낄 수 있는데 연희녹두삼계탕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내부는 옛날 스타일이지만 촌스럽지 않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좌석은 테이블로 되어 있고, 좌석 거리가 넓어서 옆 테이블과 간섭이 없다. 이런 가정집을 개조한 곳은 테이블 거리가 좁은 곳들이 많은데, 그런 곳들은 고객들이 많이 들어올 경우 식사를 할 때 불편하다.
메뉴는 녹두삼계탕 단 하나. 두 명이 방문하면 자동으로 두 개가 주문이 된다. 닭 값이 많이 오른 것인지, 다른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제 삼계탕도 상당히 많이 비싸졌다. 삼계탕 외에는 소주, 맥주, 막걸리와 탄산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의외로 삼계탕은 훌륭한 술 안주인데 특히 소주와 막걸리에 잘 어울린다. 하지만 우리는 낮에 방문했기 때문에 술은 주문하지 않았다.
녹두삼계탕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나오는 인삼주. 인삼 원액을 넣어 만든 술인지 아니면 진짜 인삼으로 만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뭐가 되었든 간에 이런 술을 한 잔 주는 것은 참 좋은 일이지. 인삼주를 한 잔 가볍게 마시면 식욕이 돋게 된다. 참으로 좋은 술이 아닐 수 없다.
소박한 반찬. 고추, 쌈장, 나물, 소금, 깍두기와 김치가 나온다. 삼계탕을 먹는데 굳이 많은 반찬은 필요가 없지. 이 정도의 반찬만 있어도 충분히 삼계탕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기 반찬이 나오지 않는 것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지만 삼계탕이 곧 고기이니 괜찮다.
아름다운 모습의 녹두삼계탕. 난 삼계탕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면 언제나 가슴이 뛰고 설레고 마음이 밝아진다. 녹두삼계탕 안에 대추, 녹두와 인삼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아름다운 모습은 이제 그만 감상하고 신중히 맛을 보도록 하자.
아름다운 모습의 닭 가슴살. 나는 다리보다 이런 가슴살을 더 좋아한다. 어릴 때는 다리를 잘 먹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식성이 바뀌었다. 가슴살은 다리에 비해 조금 퍽퍽하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고소한 맛이 더 하다. 그래서 치킨을 먹을 때도 다리는 짝꿍에게 양보하고 가슴살을 먹는다. 짝꿍은 다리를 좋아하고, 나는 가슴살을 좋아하니 참으로 환상의 커플이라 할 수 있다.
닭을 어느 정도 먹으면 닭 안에 들어 있는 쌀을 죽처럼 먹으면 된다. 부드럽게 잘 부서지는 쌀은 삼계탕의 육수를 잘 머금어 깊고 고소한 맛이 난다. 거기에 녹두와 함께 먹으면 독특한 식감도 함께 느낄 수 있다. 한 그릇 배부르게 먹으니 어느새 원기가 회복 되고 컨디션이 살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연희동에서 맛있는 삼계탕을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