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남

[문래] 양화냉삼 - 가성비 좋은 냉동 삼겹살

담구 2025. 4. 2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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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에 맛있는 냉삼을 파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면 한 번 찾아가는 것이 고기를 탐하는 사람의 기본 덕목이지. 그래서 지인과 함께 들린 양화냉삼. 문래역 로데오 거리에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나와 지인은 퇴근을 일찍 한 후 빠르게 만났다. 이게 바로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자의 기쁨이라 할 수 있다.

 

내부는 굉장히 레트로하게 꾸몄다. 요새 이런 분위기가 다시 유행하는 거 같다. 이런 분위기의 식당이 많아서 그런지 딱히 촌스럽지 않다. 우리는 예약을 하고 갔는데 그 덕분에 가장 조용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 삼겹 냉삼, 오겹 냉삼, 미나리 생삼겹살, 대파 차돌박이와 꽃항정살을 판매하고 있다. 사이드 메뉴로는 된장술밥, 된장찌개, 열무비빔국수, 열무말이국수, 계란찜과 볶음밥이 있다. 김치찌개가 기본으로 한 번 제공 된다고 해서 국물 요리는 따로 주문하지 않고 삼겹 냉삼을 먼저 주문했다. 삼겹과 오겹의 차이점은 껍데기의 유무이다.

 

반찬. 마늘, 기름장, 쌈장, 깻잎 장아찌, 김치, 파무침, 해선장, 초장, 콩나물, 고사리, 어육 소시지와 상추 등이 나온다. 김치, 콩나물, 고사리와 어육 소시지는 구워 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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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1회에 한해 제공이 되는데 양이 상당히 많다. 이 정도 양이면 굳이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아도 될 양이다. 몇 년 전부터 고기와 미나리를 함께 구워 먹는 곳이 많이 생겼다. 고기 먹을 배도 부족하긴 하지만 이렇게 가끔은 채소를 먹어도 좋지.

 

김치찌개. 뚝배기 그릇이 크지 않지만 내용물은 알차다. 고기도 제법 들어있고 두부와 김치도 충실하게 들어있다. 김치는 약간 신 맛이 나면서 칼칼한 맛도 느껴졌다. 소주 한 잔 마시고 국물 한 번 떠 먹으니 참 좋았다.

 

아름다운 모습의 냉삼. 어릴 때 먹었던 냉삼은 참 품질이 조악하기 그지 없었는데 요새는 급속 냉동을 하기 때문에 품질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도 일반적인 삼겹살에 비하면 맛이 좀 떨어질 수 있다. 가끔 이렇게 얇은 냉삼을 빠르게 구워 먹으면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진단 말이지.

 

불판이 사각형이 아니라 원형이다. 이 점이 좀 아쉬웠다. 자고로 냉삼은 사각형 불판에 빼곡히 고기를 넣은 후 기름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그 밑에 두부, 김치와 버섯 등을 깔고 기름에 자글자글 구워 먹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원형 불판이니 고기를 아무리 빼곡하게 넣어도 유격이 좀 생기더라.

 

난 개인적으로 냉삼은 바삭하게 구워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뭔가 냉삼다운 냉삼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냉삼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미나리를 올린 후 냉삼에 소금과 후추를 뿌려 계속 굽는다. 어느 정도 맛있게 구워진 것 같으면 빠르게 먹고 또 빠르게 굽는 것이 냉삼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바삭하게 잘 구워진 냉삼. 해선장을 콕 찍어 먹었다. 해선장은 굴소스에 마늘 등을 넣어 만든 것인데 감칠맛이 상당하다. 단 맛과 짠 맛을 함께 가지고 있어서 단짠단짠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냉삼과도 상당히 잘 어울려서 자주 찍어 먹었다.

 

어육 소시지도 구워 먹었지. 이런 어육 소시지는 한 두 점 구워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어육 함량이 낮고 거의 대부분이 밀가루이기 때문이다.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짝꿍의 말을 어기지 않기 위해 쌈으로도 먹었다. 쌈으로 먹기에는 많이 얇기 때문에 두 세 점을 올려야 어느 정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기름기가 쫙 빠지고 바삭한 식감의 냉삼을 쌈으로 싸서 먹으면 독특한 식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한국인의 전통 후식인 볶음밥이 빠지면 서운하지. 그래서 볶음밥도 하나 볶아 먹었다. 볶음밥 위에 날계란을 올려 주는데 계란을 비벼 먹어도 되고 다 익힌 후 먹어도 된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야무지게 볶음밥도 냠냠.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나쁘지 않은 양화냉삼. 우리가 나올 때는 내부에 상당히 많은 고객들이 있었고 몇 팀 웨이팅이 걸려 있었다. 요새 같은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좋은 곳은 역시 인기가 많구나. 문래역 부근에서 가성비 좋은 냉삼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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